문 대통령 평화프로세스 거듭 의지
미중 신냉전 구도·남북관계도 위기
“미중, 북핵 실질적 협력 어려울 듯”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남북관계 단절 위협부터 미국과 중국의 격한 설전까지 상황은 꼬여만 간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면서 한반도정세가 ‘신냉전구도’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2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최근 미중 고위급회담 결과를 토대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등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전개를 위한 전략 분석을 주문했다.
문제는 지난 18~19일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격화되는 미중 간 신냉전구도 양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홍콩과 신장문제 등을 언급하며 중국 인권상황을 맹비난했다. 이에 맞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미국 내 인종차별문제를 제기하며 받아쳤다. 양 측의 설전은 회담 내내 이어졌다.
미중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핵문제를 상호 협력분야로 설정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양국이 경쟁관계에 있을 때 중국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는 “미중이 북핵문제를 협력해나간다고 해서 실질적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2+2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입장을 정해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발맞출 유인을 만들었어야 했다”고 했다.
한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흐름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블링컨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2+2 회의 뒤 “회담 결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확고히 정착해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는 2+2 회의에서 한반도 및 북한 비핵화와 중국,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에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관료는 “지난 2+2 회의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한국이 원하는 대북접근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미국을 설득하려면 결국 중국과 관련해 입장을 분명히 하거나 협조적인 기조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북한의 태도도 협조적이지 않다. 김 부부장이 3년 전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공언한데 이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대미 비난메시지를 쏟아냈고, 북한 외무성은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하면서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못 박은 뒤 북미관계가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이라며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 있다고 규정했다.
박병국·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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