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투자금 회수 가닥

미국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 인수를 검토하는 등 낸드 시장점유율 불리기에 나섰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2018년 투자한 키옥시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으로 점쳐진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인수 추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올해 늦은 봄 인수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두 회사가 인수 추진에 나설지는 불투명하지만, 키옥시아의 기업가치는 약 300억달러(33조8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의 키옥시아 인수 검토에 대해 낸드 시장 경쟁이 치열함에 따라 업체 간 덩치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낸드 시장은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약 10%대의 점유율로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D램 시장처럼 공급업체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임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현상을 겪고 있다. 즉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또한 공급업체 정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키옥시아 인수를 위해 맞손을 잡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의 협업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지분 매각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기 위해 일본산업혁신기구, 미국 애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약 2조엔(20조2000억원)에 이르는 빅딜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의 기업공개(IPO) 과장 등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IPO가 늦어지는 등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자 엑시트로 가닥을 잡게 된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키옥시아는 다양한 투자자들과 투자에 나서다보니 사업 시너지 등을 위한 경영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그사이 지난해 약 10조3000억원을 투자해 인텔 낸드 사업 인수에 성공하면서 인텔과의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중요해진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선두주자로 올라서기 위해 인텔과의 시너지에 속도를 내면서 키옥시아 지분은 다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키옥시아 투자자 그룹의 일원으로 현재 매각 등의 투자 계획 변화를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33.4%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키옥시아가 19.1%로 2위를, 웨스턴디지털(14.3%), SK하이닉스(11.4%), 마이크론(11.1%)이 뒤를 이었다. 김성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