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전문지 보도 “NXP 인수, 삼성 입장에서는 타당한 선택 될 수 있다”
삼성전자 1월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M&A 예고, 한미 정상회담 전후 현실화 촉각
총수 부재 등 결단 내리기 쉽지 않다는 반론도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한국과 미국에 최대 7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투자 계획을 공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뉴욕 월가 등 현지에서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가 있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업체 NXP는 독일 인피니언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2위를 고수 중이다.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 장기화와 글로벌 패권경쟁 가속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삼성전자의 투자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1일 재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인수합병(M&A)의 우선 순위로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XP는 네덜란드 회사이지만 텍사스주 오스틴시와 애리조나주 챈들러시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오스틴시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이 가동 중이다.
이날 월가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경제주간지 바론즈는 JP모건 소속 박정준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삼성이 NXP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삼성 입장에서는 타당한(make sesne)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과 관련 지난해 말 기준 104조원 정도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은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사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면서 “3년 내 의미 있는 M&A를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CFO가 직접 인수 관련 내용을 밝힌 것인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당시 NXP를 비롯해 인피니언과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스위스의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인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정준 애널리스트는 “TI나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MCHP) 등은 NXP 이외에 잠재적인 인수 후보군이 될 수 있지만,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현실적인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NXP는 그동안 삼성의 M&A 유력 후보로 여러차례 언급된 바 있다. 지난 2018년 퀄컴이 440억달러(49조9000억원 상당)에 NXP를 인수하려다가 무산됐을 당시에도 “NXP가 삼성전자에 협상 의사를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NXP는 BMW·포드·도요타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로 ‘빅딜’에 대한 결단이 현실화할 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이날 네덜란드 ASML의 1분기 실적 및 컨퍼런스콜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ASML은 개당 2000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곳으로, 지난해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 현지 사무실에 직접 방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인 곳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형 M&A나 대규모 설비 투자에는 총수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이 부회장의) 사면 여론과 관련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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