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제컬렉션 작명의 비밀

미스트 그린·클레이 브라운·레드 우드

순간적 영감으로 탄생한 색명 많아

‘내가 만든 색’ 이름 붙이는 것도 디자인

뽀얀 미스트를 뿌린듯한 녹색인 ‘미스트 그린’, 흙빛을 연상시키는 갈색인 ‘클레이 브라운’, 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은 적색인 ‘레드 우드’....

LG 오브제컬렉션의 색(color)은 디자이너들의 감각적인 네이밍으로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 그런데 오브제컬렉션에는 디자이너들의 순간적인 영감으로 단 5분안에 탄생한 작품들도 제법 많았다.

오브제컬렉션의 대표 패키지 컨셉 중 하나인 ‘홈 아틀리에’가 대표적이다. 고객들이 다양한 색상을 선택할 때 도움을 주기 위해 색상 큐레이션 패키지를 만들 때였다. 남기완 CMF(color· Material·Finishin) 책임연구원은 그린과 베이지색 조합을 보면서 문득 ‘예술가의 작업실’이 떠올랐다.

남 연구원은 “요즘은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집이 때로는 작업실을 겸할 때가 많은데 작업실같은 집, ‘홈 아틀리에’라고 하면 어떨까 하고 몇분만에 이름을 지었다”고 떠올렸다. 워낙 짧은시간에 감각적으로 지은 이름이라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이름을 짓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세련된 예술가의 공간에 어울리는 홈 아틀리에, 화사한 감성의 공간에 맞는 홈 가든 패키지, 모던한 안정감의 공간에 적합한 홈 카페 패키지 등이 탄생했다.

물론 이처럼 쉽게 이름을 지을 때도 있지만 사실 네이밍은 디자이너들이 매우 많이 고심하는 일이다.

정욱준 LG전자 H&A 디자인연구소장은 “컬러를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의미를 담고 영감을 넣어 만든 색상이 그냥 불리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가 만든 세상에 하나뿐인 브라운이 그냥 ‘갈색’이라고 불린다고 하면 모두가 싫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제컬렉션의 가장 핵심인 ‘오브제(object)’라는 이름은 오브제컬렉션 디자인 철학을 가장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브제는 본래 물건, 객체 등의 의미를 지닌 프랑스어를 말한다. 예술용어로서는 일상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사물의 개념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의미를 붙인 물체를 뜻한다. 쉽게 말해 물체가 공간과 어우러지면서 하나의 소품이 되거나 의미있는 사물이 되는 게 오브제인 것이다.

정 소장은 “에어컨 실외기를 거실에 그냥 옮겨놓으면 소품이 아니라 그냥 기계일 뿐”이라면서 “이는 오브제가 될 수 없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꽃병이나 가구처럼 사물이 한 공간 안에 어우러지진 상태가 오브제”라고 했다. 공간에 어울리는 가전 오브제컬렉션은 그런점에서 가장 직관적인 이름이었다. 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