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이 원망스럽다. 반도체와 더불어 대한민국의 주력 생산제품인 자동차산업이 모처럼 날개를 펼 시점에 부품수급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6, 7월이면 반도체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고, 자동차 공급능력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전망이다. 억눌린 수요가 어느정도 확인된 만큼 만드는 족족 인센티브 없이 높은 이익을 수반한 판매가 가능할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고가차, SUV 위주의 신차 라인업이 구비되어 있어 이익의 가시성이 아주 선명한 때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는 가장 자동차 수요가 폭발하는 Driving season 이기도 하다. 2분기가 반도체로 잠시 주춤해도 재고부족과 높은 수요세로 인해 하반기에는 호실적이 담보될 수 있는 시기다.
비교적 뚜렷한 업황회복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자동차 주가가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자동차 투자관점이 미래로 완전히 옮겨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통 자동차로 구성된 ETF인 CARZ와 미래 모빌리티로 구성된 KARS를 비교해보면 명확히 나타난다. CARZ에서는 여전히 일정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만, KARS 구성 종목을 보면, 한국 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에서 배터리, 반도체, AI, 부품, 신생사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고 있다. 아예 편입이 안되어 있는 ETF도 많다. 아직 외국인들 입장에선 한국 자동차에서 미래 냄새가 안난다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테슬라, 니오, 샤오펑, 리상 같은 IT기반 업체들은 가파른 시세 분출 후 금리인상과 더불어 조정기를 겪고 있다. 실적 보다는 미래성장성에 엄청난 가치를 부여해 만들어진 고점에서 제법 주가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주가배수가 유지되고 있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신규 플레이어들이 조정을 받는 사이 GM, 포드, 도요타, VW 등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들은 실적개선과 야심찬 미래 모빌리티 전략발표 이후 전고점을 돌파하는 빠른 추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에서 한국만 유독 소외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현대, 기아차도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플랫폼, 로보틱스, UAM에 대한 단계별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다만 구체성과 실행력에서 경쟁사보다 절박감이 읽히지 않는다는 점이 외국인들에게 어필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주체인 개인, 기관은 한국 자동차의 미래가 적어도 신생 경쟁업체에 완전히 밀려나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서 선도할 것이란 자신감은 여전히 가지고 있지 못하다.
IT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주력산업군을 봤을 때, 자동차만 크게 소외될 것이라 생각지 않는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제반 요소기술들은 결국 제품화, 상용화될 것이다. 특히 일본, 유럽의 경쟁업체 대비 IT에 대한 DNA는 훨씬 강하다고 본다. 반도체 품귀가 점차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이 때, 한국 자동차의 회복세를 기대해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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