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강행규정 ‘2년이 기본’
집주인들 “단기임대 내놓기 불안”
이사비 2배주고 보관서비스 이용
“올해 11월 만기인 세입자가 혹시 내년 2월까지만 더 연장해 줄 수 없냐고 합니다. 저희가 실입주하게 돼서 나가달라고 했고 세입자도 미리 세 끼고 집을 사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집 입주가 내년 2월에야 가능하답니다. 다만, 저희가 편의를 봐줬다가 임대차3법 때문에 2년 자동 연장을 당할까봐 걱정됩니다.”(수도권 소재 1주택자 A씨)
지난해 7월 말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법이 불러온 역효과가 상당하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이사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세입자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최소기간이나 갱신권을 주장하면 단기계약서를 썼어도 2년 짜리 계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A씨처럼 집주인들이 단기 임대차계약을 맺어도 될 지 우려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4조(임대차기간 등)는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는 그 기간을 2년으로 본다’고 정한다. 같은 법 제10조(강행규정)는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본다. 이 때문에 어떤 합의나 장치를 둬도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추후 무효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공인중개업계에서도 널리 알려진 내용이다.
최근 송파구 잠실동 인근에서 단기 전세 매물을 알아보던 B씨는 공인중개사로부터 “적당한 매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6개월 단기 임대를 알아보면서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 부동산에 갔는데 매물을 찾아볼 생각도 안하더라고요. 집주인들이 그렇게(단기로) 내놨다가 세입자가 2년 버틸 수 있어 불안해 한다고 손사래를 쳤어요.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가면 적당한 매물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연락 한 통 안왔습니다.”
정확하게 만기에 맞춰 이사를 해야 하는 통에 보관 이삿짐 서비스를 찾는 이가 덩달아 많아졌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에서 오피스텔에 살다 소형 아파트를 매수한 C씨는 오피스텔 계약 만료일과 아파트 입주일 사이에 단 한 달이란 기간 차이가 났다. 오피스텔 소유주에게 한 달만 더 살 수 있게 월세계약을 맺자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
결국 일반 이사의 2배 금액을 주고 컨테이너에 짐을 보관해두기로 했다. 한 달 동안은 에어비앤비를 구해 살 작정이다.
C씨는 “딱 한 달만 더 오피스텔에 살 수 있었다면 비용이 절반이 됐을 것”이라며 “업체들이 이삿짐을 상차 하고 하차하는 것으로 돈을 계산하는데 이걸 두 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합의해서 자연스럽게 넘어가던 일이 이제는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이민경 기자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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