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입건

경찰·기자 등 금품제공 대상 다양

“액수 늘면 뇌물여부 따질수밖에”

현재론 대가성 여부 확인 못한듯

5일 현직 부장검사·총경·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가 1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일 당시 자신의 집 거실에 진열해둔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관련 물품 사진. 촬영시기는 2019년 8월로 알려졌다. [연합]
5일 현직 부장검사·총경·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한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가 100억원대 사기행각을 벌일 당시 자신의 집 거실에 진열해둔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관련 물품 사진. 촬영시기는 2019년 8월로 알려졌다. [연합]

수산업자로 알려졌던 인사가 현직 검사와 경찰관, 언론인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정황이 나오면서 로비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현재 경찰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입건한 이들의 청탁금지법 위한 혐의를 수사 중이지만, 뇌물 수사로 확대될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6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수산업자로 알려졌던 김모(43·구속중)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한 지방검찰청 지청 소속 이모 부부장 검사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다. 지난달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발표 며칠 전 경찰은 이 부부장 검사가 당시 근무하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정식 입건된 인물들 중엔 대기발령 상태인 경찰관과 언론인 2명도 있다.

하지만 정식 입건된 이들 외에 김씨한테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이들이 하나 둘씩 거론되면서 사건이 확대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김씨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금품 전달과 수수 사이에 대가성과 직무관련성의 단서가 포착될 경우 결국 뇌물 사건 수사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수사하는 쪽에선 기본적으로 뇌물 혐의가 있는지를 볼 수밖에 없다”며 “금품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하루가 지나면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 입건해 수사 중인 피의자들의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보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밝혀지는 사실관계에 따라 수사는 얼마든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도 “대개 얼마를 주고 받았다고 언급되는 사안들의 경우 실제로 오간 금액은 그보다 훨씬 많다는 게 수사 상식 아니냐”며 “액수가 커지면 뇌물인지 여부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뇌물 사건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공수처도 이 사건을 맡게 될 수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과 달리 뇌물죄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직 검사가 피의자인 사건에서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공수처에 의무적으로 이첩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부장검사 혹은 또 다른 검사의 뇌물 혐의가 확인될 경우 공수처가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검사 아닌 고위공무원이라고 해도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면 공수처법상 응해야 하기 때문에 뇌물 사건으로 비화되면 공수처의 수사 착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입장에서는 그동안 입건한 사건들에 대해 “정치적 선별”이란 비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형사사건 전문가인 한 변호사는 “이런 사건 수사하라고 만든 기관이 공수처 아니냐”며 “혐의나 대상 측면에서 수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공수처가 맡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적어도 현재까지 수사 상황만 놓고 보면 대가성, 직무관련성 등 뇌물죄 요건에 부합하는 사실관계 확인까지 가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검사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을 정도면 기본적인 진술을 받고 상당 부분 조사도 됐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뇌물 수사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기간이 지났고, 계속 수사가 진행 중이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