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 발표

“수용자 반복 소환 등 부적절 관행 확인”

박범계 “누구를 벌주려는 게 아니다”

피의사실 유출, 언론보도에는 ‘엄단’ 입장 밝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무부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을 계기로 대검과 합동 감찰을 벌인 끝에 증인 소환조사를 남용을 방지하고, 형사 사건 공개 금지 규정을 실질화하는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4개월 가량 감찰을 벌였지만, 한명숙 전 총리 수사팀 징계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대검 합동감찰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박 장관이 내놓은 합동감찰 결과물은 한 전 총리 사건 수사팀에 대한 후속 조치보다 검찰의 수사 관행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박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합동감찰 결과 발표를 통해 우리 검찰이 과거와 단절하고 완전히 새로운 미래 검찰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누구를 벌주고 징계하려는 합동감찰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번 합동감찰의 착수 배경이 된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수용자 반복 소환 ▷수사 협조자에 대한 부적절 편의 제공 ▷일부 수사서류의 기록 미첨부 등 부적절한 수사관행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이 사건 관련 민원이 접수됐는데 당시 대검이 처리 과정에서 감찰부에서 인권부로 사건 재배당을 시도해 조사에 혼란을 초래하고, 사실상 주임검사를 교체해 결론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자초했다고도 강조했다. 임은정 당시 감찰정책연구관(현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지난해 9월부터 조사를 개시했는데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올해 3월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한 것이 문제란 지적이다. 또 대검이 소수 연구관들로만 회의체를 구성해 관련자를 무혐의 결정하고, 본인의 수사지휘에 따라 열린 대검 부장회의 결론이 회의 종료 45분 만에 언론에 보도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 장관은 향후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검의 각 부별 업무분장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검 내 사건 배당이나 대검에서 일선청으로의 배당시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검사의 증인 면담을 최소화하고 면담 기록 보존을 의무화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대검 부장회의 결과가 언론에 보도된 점을 언급하며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의 요건과 내용을 세분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소 전 공식 공보 내용을 확대하되, 수사 단계별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수사상황’이라고만 돼 있는 규정 내용을 더 세분화 해 수사의뢰, 고소·고발, 압수수색, 출국금지, 소환조사, 체포 및 구속 등으로 구체화한다는 것이다. 또 피의사실 공표의 예외적 허용 요건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 전 총리 사건 수사팀의 실체적 징계 혐의 유무는 밝혀지지 않았다. 검사징계법상 징계시효는 3년이어서 감찰 결과 비위가 확인되더라도 징계로 이어질 수 없지만 법무부는 당시 수사에 심각한 문제가 확인되면 장관의 주의나 경고는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박 장관은 “모해위증 혹은 교사의 실체적 혐의 유무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합동감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한명숙 전 총리 재판 과정에 한 전 총리를 해할 목적의 위증이 있었고 이를 당시 검찰 수사팀이 교사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한 전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것으로 지목된 한신건영 전 대표 한만호(사망) 씨의 수감 동료였던 김모씨는 2011년 한 전 총리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 측에 유리하게 진술했다. 한 전 총리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진술을 증거로 삼지 않고서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과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 했는데, 다른 증거들로 한 전 총리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 수사팀이 당시 한씨 수감 동료를 회유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언론보도를 통해 다시 불거졌다. 박 장관은 김씨의 모해위증 혐의 공소시효 만료 전이던 올해 3월 17일 김씨 혐의 유무 및 기소 가능성을 심의하라며 대검 부장회의를 개최하라고 수사지휘 했다. 같은 날 법무부 감찰관실과 대검 감찰부가 합동해 이 사건에서 드러난 위법·부당한 수사절차 및 관행에 대해 특별점검하고, 결과와 개선방안을 보고하라며 합동감찰도 지시했다. 당시 박 장관은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민권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건관계인에 대한 인권침해적 수사 방식, 수용자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정보원 내지 제보자로 활용한 정황, 불투명한 사건관계인 소환·조사가 이뤄진 정황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