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십 정책이 두 단계 정도는 퇴보한 것 같습니다.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모르겠어요.”(A통신사)
“고객 호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방식을 들고나왔는지 의문입니다.”(B통신사)
최근 SK텔레콤의 멤버십 개편 소식이 전해진 뒤 타 통신사들이 보인 반응이다.
SK텔레콤은 24년 만에 멤버십제도를 개편하면서 다음달부터 즉시 할인을 적립식으로 바꾼다. 현장에서 1000원을 할인받았다면 멤버십 1000점이 적립되는 식이다. 적립금을 모아 원하는 제휴처에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통신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한 관계자는 “우리도 적립식으로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면 편이라도 들겠는데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전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적어도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타 통신사까지 이어지는 통신업계 전반의 추세는 아닌 셈이다.
이용자들의 반발은 더 거세다.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이용자들은 무엇보다 적립금을 사용하려면 결국 또다시 소비를 해야 한다는 점에 거부감을 드러낸다. 당일 적립한 금액은 당일 사용할 수 없는 구조라 결국 또 다른 제휴처에서 소비해야만 적립금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한 청원인은 “고물가 시대에 서민은 100원 한 장 더 할인받아서 생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비스 시작도 전에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SK텔레콤으로선 억울한 면도 없지 않다.
이용자들 입장에선 편의성이 나아진 점도 있다. 쓰지 않는 멤버십을 가족·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멤버십 유효기간도 1년에서 5년으로 확대됐다. SK텔레콤은 적립금을 바로 쓸 수 없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벤트 참여를 통해 2000포인트가량을 미리 챙겨주겠다는 점도 내걸었다. 그동안 멤버십에서 볼 수 없었던 신규 제휴처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진화에도 이용자들의 반발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소비자들의 반발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정말 예상하지 못했거나 잘못 예상했거나 반발해도 밀어붙일 계획이었거나 셋 중 하나다. 앞의 두 가지 이유라면 SK텔레콤은 24년 만에 대대적으로 멤버십을 개편하면서 고객들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치지 못한 것이다. 세 번째라면 고객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유는 달라도 결과적으로 고객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은 똑같다.
‘고객→정책’으로 이어지는 고객 중심이 아닌 ‘정책→고객’의 기업 중심 방식은 통신업계가 고객불만을 초래한 고질적인 원인 중 하나다. 멤버십 개편 과정에서 “일방적인 통보다” “오랜 고객인데 뒤통수를 맞았다” 등의 고객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8월부터 SK텔레콤 ‘멤버십’이 시작된다. 고객 입장에서 당장 체감하기에도 1000원 할인과 1000점 적립은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이 차이가 시사하는 바는 더 크다. 아무리 선의의 통신정책도 고객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면 ‘기업 중심’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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