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은 고대, 고려 무역때 사용, 조선때 상용화
7~9층 동심원엔 풍수,간지, 음양오행,팔괘정보
직경 1m육박, 무려 36층짜리 윤도도 있었다고
문화재청, 윤도장 보유자로 김희수씨 인정 예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산 나침반 제조 기술이 구체적으로 정립돼 전승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 중기이지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메소포타미아 문명 지역 등과 교류했던 고대였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이미 1500년전쯤 해양실크로드를 통해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인면유리구슬이 서라벌 왕실,귀족의 사치품으로 쓰였고, 서아시아 무장 상단이 울산, 경주로 들어와 신라 귀족의 용병이 되기도 하고 신라의 하급관리가 되기도 했다. 멀고먼 거리를 이동하는 교역에서 나침반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의 나침반 사용 시기를 사국시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고려때에도 고려-서아시아-송-왜-남아시아 간 무역은 활발했다. 기록에 의하면 12세기 동아시아와 교역하던 아랍상인들은 늘 나침반을 휴대했다고 한다. 나침반 기술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문화재청은 나침반이 일반 국민까지 널리 상용화된 시기를 조선시대라고 밝혔다. 자연히 제조기술도 발달했는데, 조선의 대표적인 나침반은 크고 복잡했다.
뱃사람이나 여행자 뿐 만 아니라 농사꾼, 집터나 묘자리를 찾는 지관(地官) 등이 이용했다. 단순히 방향 정보만 아는게 아니라, 천문학, 풍수, 12간지, 음양, 오행, 팔괘 등 수많은 정보를 함께 넣어, 한꺼번에 많은 정치,경제,사회,문화 정보를 얻었다. 고대국가시절, 천문정보를 얻는자가 권력을 쥐기도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작은 나침반 주변에 동심원을 그리고, 여기에 이런 저런 정보를 담았는데, 지금은 7~9개의 동심원(층) 즉 7~9종류의 정보가 들어간 나침반이 전승된다. 이 정도만 해도 직경 25cm 안팎이나 된다. 동심원이 여러개 겹쳐져 이탈리아 피자 모양이라서, 윤도(輪圖)라도 불렀다. 평철(平鐵)이라고도 칭했다.
한때 조선엔 36층짜리 윤도도 있었다고 한다. 직경 1m에 육박하는 크기로 짐작된다. 남들이 뭘 하나 먼저 하면, 우리는 이를 수용해 더 풍부한 제품을 만드는 버릇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모양이다.
윤도는 운석으로 자기력을 갖는 자침 정밀가공, 다양한 정보를 대추나무 목판에 새기를 각자 등 금속공예, 목공예등이 망라된 종합예술이기도 하다.
물론 요즘 것과 같은 휴대용 나침반도 조선에 많았다. 더운 날 부채에 달고 다니는 선추(扇錘) 등이 그것이다. 휴대용 선추만 해도 2~3층의 정보가 있었다. 선추의 표면에 아름다운 조각을 새겨 실용적인 멋을 뽐내기도 햇다.
매뉴얼과 제품, 전승자까지 남아있는 조선의 중후장대한 나침반 기술은 한씨 가문에 이어, 김씨 가문이 4대때 이어오고 있다. 예전 표현으로 치면 인간문화재, 윤도장(輪圖匠)이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전북 고창의 김희수(59)씨를 인정 예고하였다.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씨는 증조부 때부터 시작해 4대째 윤도 제작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이다. 현재 보유자인 아버지 김종대(87)씨로부터 그 기법을 전수 받아 약 40여 년간 윤도 제작 기술을 연마하였고, 2007년에는 전승교육사로 인정되었다. 이번 보유자 인정조사에서는 공정별 재료, 도구 사용이 전통성을 가지고 있으며, 평철(平鐵)과 선추(扇錘)의 제작 기술이 숙련도와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신미정 주무관은 “딱딱하기로 소문난 대추나무에 음각(陰刻)을 하는 각자 작업과 강철을 깎아 자침을 만든 후 윤도에 얹는 작업이 매우 섬세하고 정확했다”면서 “각종 기관에서 주최하는 무형문화재 교육, 체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윤도를 알리고 전승하려는 의지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윤도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인 평철은 나무를 원통형으로 깎아 모양 만들기, 중심과 층수를 정해 정간(定間)하기, 각자(刻字) 하기, 먹칠하기, 중앙원 다듬기, 옥돌 가루 칠하기, 주사(朱砂) 입히기, 자침(磁針) 만들기 등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정간(定間)은 간격을 정한다는 뜻으로 윤도의 중심 잡기, 층수 정해 동심원 그리기, 분금하기로 구성된다. 주사(朱砂)는 붉은색을 내는 일종의 돌가루로 붉은색 안료로 쓰인다.
자침의 자기력 발생은 김씨 집안 대대로 이어지는 보물, ‘운석’을 활용해 신비감 마저 자아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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