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페라’ 베르디의 ‘나부코’가 돌아온다. 민족의 해방과 안녕을 노래한 이 작품을 통해 광복 76주년의 의미를 기린다.
국립오페라단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를 공연한다고 5일 밝혔다. 14일 공연은 온라인 영상 서비스 ‘크노 마이 오페라’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이 ‘나부코’ 전막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2005년 이후 16년 만이다. 지난해 5월엔 오페라 갈라에서 4막 전막을 축약해 온라인 무관중 공연으로 선보였다.
‘나부코’는 젊은 시절 베르디가 잇따른 실패와 불행을 딛고 작곡가로서 큰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이끌어준 작품이다.
오페라는 기원전 6세기에 있었던 히브리인들의 ‘바빌론 유수’ 사건을 다룬다. 베르디가 작품을 내놓을 당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와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았던 북이탈리아의 민족 해방과 독립의 염원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히브리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킨 나부코와 히브리 남자를 사랑한 나부코의 두 딸 사이에 펼쳐지는 갈등과 다툼, 그 속에서 억압받던 히브리 민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나부코’의 백미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다. 억압과 참담함 속에서도 희망찬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아낸 이 합창은 이탈리아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 수많은 이들을 위로한 ‘나부코’의 대표곡이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독특하고 과감한 무대를 선보이는 이탈리아 출신 스테파노 포다가 맡았다. 그는 2015년 ‘안드레아 셰니에’, 2017년 ‘보리스 고두노프’ 등을 연출하며 국립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스테파노 포다는 한복의 전통 문양을 떠올리게 하는 기하학적 무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의상 디자인, 붉은색과 흰색을 대비한 단순한 무대, 뫼비우스의 띠 같은 느낌의 상징물, 한국 고유의 정서인 한을 텍스트로 조형화한 무대 배경 등을 사용해 관객의 몰입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한’의 정서와 ‘나부코’에 담긴 베르디와 그 민족의 정서가 일맥상통한다”며 “억압에 시달리고 고통받으면서도 존엄을 지켜내고 우애와 결속을 다지는 이들의 치유의 원천, ‘한’이라는 정서를 작품 속에 그려냄으로써 인류에 대한 성찰,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담론을 풀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휘는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인 홍석원이 맡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을 이끈다. 홍석원은 “70여명의 합창단과 60여명의 오케스트라가 연주해내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에서 관객들이 절망 속에 피어나는 미래를 향한 희망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부코 역은 바리톤 고성현·정승기, 나부코의 큰딸 아비가일레 역은 소프라노 문수진·박현주, 작은딸 페네나 역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최승현이 각각 맡는다.
또 예루살렘 왕의 조카 이즈마엘레 역은 테너 정의근·박성규, 대제사장 자카리아 역은 베이스 박준혁·최웅조, 안나 역은 소프라노 최세정·임은송, 바빌로니아 왕국의 대신 압달로 역은 테너 김지민, 바알의 대제사장 역은 베이스 박경태가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광복 76주년을 기림과 동시에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