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음주·성폭행 계기

당국 술자리문화 문제 지적

불온음악 검열·단속도 예고

증시서 관련주 투매 이어져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정부가 기업의 술자리 문화까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노래방 금지곡 검열도 예고했다. 플랫폼 기업으로 시작된 규제가 사교육, 게임 등 전방위로 확산되며 예측할 수 없이 광범위해지고 있다. 당국이나 언론에 ‘사회문제’로 언급만 되도 관련 기업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반부패감시단은 11일 “비즈니스 음주 문화를 줄여야 한다”면서 “정확한 가치관으로 이를 대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도 “업무상 강제음주 등 일부 암묵적 관례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알리바바그룹에서 상사가 출장중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을 상대로 음주를 강제하고 성폭행한 데 따른 경고다. 알리바바는 피해자가 사건을 알렸음에도 즉각 대처하지 않아 큰 비판을 받았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알리바바는 뒤늦게 가해자와 임원을 해임했다.

중국 언론들은 “상사가 주는 술을 억지로 마시는 음주 문화가 만연해 있다.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왕따나 승진 누락 등 암묵적인 불이익 있다”면서 술 강권하는 악습을 바꿔야 한다는 기사를 일제히 내보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술로 인한 전세계 사망자 260만명 가운데 중국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70만명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논평이 나오자 주류 관련기업의 주가는 11일 일제히 떨어졌다. 중국 상해증시 대장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는 장중 전일 종가 대비 2.17% 하락했다. 중국 대표 명주기업인 우량예(五糧液)와 산시싱화춘펀주(山西杏花村汾酒)는 각각 2.8%와 3.2% 떨어졌다.

중국 문화부는 노래방(가라오케)에서 유해 가사가 포함된 노래를 금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약이나 도박, 종교와 미신을 조장하는 가사 뿐 아니라 중국 주권을 위협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노래방 노래만 전문적으로 심사하는 팀을 만들어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국은 최근 민심 이반이나 체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 제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내년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만큼 명분과 실적이 필요해서로 분석된다. 이번 알리바바 음주 사건의 경우 ‘미투(MeToo)운동’으로 번지면서 젊은 직장인들의 불만이 특히 크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공산당이 사회문제 해결을 이유로 각종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온라인게임과 전자담배, 부동산, 분유 등 관영언론이 비판하는 기업의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투자를 보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회장은 10일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의 최근 규제가 종잡을 수 없어 투자를 둘러싼 위험이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보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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