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GS글로벌 美 광구 지분 30% 매각
석유수요 감소, 친환경 기조 대응해 사업 재편
허태수 회장 취임 후 친환경·디지털 투자 강화
GS, 에릭 슈미트가 만든 미국 벤처펀드에 투자
GS에너지도 전기차 충전 합작사 설립 '변신'
GS그룹이 미국에 보유한 광구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현지 유전개발 사업에서 철수했다. 지난 2012년 미국 자원개발에 처음 뛰어든 이후 9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석유수요 둔화와 글로벌 탈(脫) 탄소 트렌드에 대응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8일 GS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GS에너지와 GS글로벌은 지난 달 미국 오클라호마주 육상 네마하(Nemaha) 광구 지분 30%를 모두 매각했다. 매각대금 규모는 계약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GS그룹의 에너지 사업부문 중간지주회사인 GS에너지는 지난 2012년 5월 종합상사 GS글로벌과 손잡고 네마하 광구 지분을 인수하며 미국 유전개발 사업에 본격 나섰다. 미국 셰일개발 업체 롱펠로우(Longfellow)로부터 사들인 지분은 GS에너지가 10%, GS글로벌이 20% 등 총 30%였다.
당시 GS그룹의 미국 유전개발 참여는 사업 영역의 확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미주산 도입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 차원의 결정으로 평가됐다.
GS에너지와 GS글로벌이 참여한 광구의 전체 면적은 6만에이커(약 243㎢) 규모로, 탐사자원량은 약 1억BOE(석유환산배럴) 이상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GS의 네마하 유전개발 사업은 2015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며 고전해왔다. 여기에 최근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친환경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번 미국 광구 지분 매각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 글로벌 정유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탄소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유전개발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며 발을 빼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올 3월 미국 오클라호마의 광구 지분 75%, 텍사스 광구 지분 50% 등 북미 자산을 모두 매각하며 탈탄소 경영에 무게를 싣고 있다.
GS 역시 이번에 지분 매각으로 미국 유전개발 사업을 모두 정리했지만 아부다비 등에 광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중동에 개발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미국 유전 지분 매각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는 기조에 따라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GS그룹은 지난해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친환경 및 디지털 기술을 아우르는 벤처투자에 집중하며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GS에너지는 이달 6일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 지엔텔과 50대50으로 '지커넥트'를 합작 설립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섰다.
지주사 GS 역시 지난해 미국에 벤처투자 회사 ‘GS퓨처스(GS Futures)’를 설립한 데 이어 올 6월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만든 벤처펀드 ‘이노베이션 인데버스(Innovation Endeavors)’에 5억원을 투자했다. 이노베이션 인데버스는 보안 솔루션을 비롯해 농업, 바이오,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유망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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