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양공사 통합 이후 첫 파업 나서나

지난해 코로나 속 1조1000억 적자

사측 인력 1500여명 순차 감축 등 경영효율화 추진

노조는 연대파업으로 반대, 무임승차보전 요구 목소리

2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전국 6대 지하철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열린 전국 6대 지하철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강승연 기자]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다음달 중 사상 처음으로 대구, 부산 등 5개 도시철도와 연대 파업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거대 양공사(서울메트로+서울도시철도공사) 통합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는 평가다. 1만 7000명의 거대한 공사가 구조조정 등 노사 갈등 현안 발생 때마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서다.

23일 기자회견에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가 내놓은 요구 사항도 서울교통공사의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65세 이상 등 무임승차자 공익서비스에 대한 국비 보전이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코로나 사태로 가중된 지하철 재정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조정 은 철회해야한다”며 “대규모 인력감축, 안전 업무 외주화는 안전운행을 저해하고 시민 안전마저 위협하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사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조100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올해는 1조6000억 원대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측된다. 공사는 연내 공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부족분을 메워야할 형편이다. 서울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지자체 예산을 지원하고, 4530억 원 규모의 만기도래 채권을 떠안는 등 재정지원에 나서면서 공사에 자구책 마련 등 '경영효율화' 방안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올해 임금 동결, 연차수당 보상일수 축소, 임금피크제 운영방식 개선, 성과연봉제 대상제 확대 등을 임단협 안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분야별 근무제도 개선을 통해 1108명 감축, 비핵심 업무 위탁 431명 감축 등 인력 1971명을 순차적으로 감축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교통공사의 만성적인 적자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년째 동결돼 온 교통요금 인상이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때문에 국가 정책으로 제정된 교통복지 차원의 무임승차 등 공익서비스 비용을 정부가 일부 보전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도시철도법에 따라 코로나19 이전부터 쌓여 온 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분은 지난해 4458억원을 기록했다. 무임승차 비용은 해마다 증가해 당기순손실 대비 70%에 이른다. 버스 환승 할인까지 더하면 공공서비스 제공 비용이 당기순손실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도시철도 노사는 지난해 재정난 압박의 주요 원인은 무임승차 등 공익서비스 비용에 대해 국비 지원을 법제화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에 여야 다수 의원의 법안 발의로 이어졌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입법 문턱에 좌절됐다.

이 와중에 사측이 지난 6월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자, 노사 교섭이 시도됐으나 중단됐고, 교섭은 7월14일에 결렬됐다. 이후 노조는 쟁의발생 결의 조정신청,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 절차를 밟아 쟁의찬반투표 가결까지 속행했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달 서울시의회에 출석해 “공사의 경영 효율화를 위해 안전이 희생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구조조정 추진동력에 더욱 힘이 빠졌다.

서울시는 양공사 통합 효과 분석을 제대로 하기 위해 ‘미래발전을 위한 서울시 도시철도 정책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추진한다. 2016년 통합 논의 당시 통합 효과는 통합 후 10년 간 재무효과 2136억 원(연간 214억 원), 부대수익 비중 20% 확대가 제시됐지만 통합 4년째인 현재는 허무맹랑한 소리가 됐다. 시는 중장기적으로 양공사 분리를 포함한 개선과제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