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연합훈련 중단·제재 해제 청구
美, 실무선에서 종전선언 다각도 논의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협상 재개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입구를 마련하기 위해 공들이는 종전선언의 험로가 예상된다.
핵심 당사자인 북한은 선결조건을 내걸고, 미국은 극도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종전선언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美 안보사령탑 ‘한미 다른 관점’ 미묘한 여운=미국을 방문한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28일(현지시간)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한일담당 부차관보와 면담을 가진 뒤, 미 행정부가 종전선언과 관련해 다각도로 깊이 있게 실무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가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한 카드로써 종전선언이 상당히 유용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문안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미국의 속내는 지난 26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종전선언과 관련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한미 간 시각차가 있음을 내비쳤다.
미 외교안보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미 간 다른 관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종전선언의 선결조건으로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종전선언 논의를 위한 만남의 선결조건으로 광물 수출과 정제유 수입 등 대북제재 해제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종전선언의 정치적·상징적 의미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중기준’과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문제는 북한이 잇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롯해 무력증강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여론 등을 감안할 때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 이전까진 대북제재를 유지한다는 미국 입장에서 대북제재 해제는 수용하기 어려운 카드다.
▶박지원 “北, 선결조건 없이 대화 나설 가능성”=일단 정부는 한미 간 시각차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며 향후 협의 과정에서 풀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는 양국 간 입장차는 좁히고 공통인식과 공통점을 확대하는 과정”이라며 “한미 협의 역시 이런 방향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한미 간 협의는 상호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지하고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종전선언 문안 협의를 포함한 한미 간 조율과 별개로 내부적으로 종전선언 채택시 부작용과 파장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북한이 종전선언 선결조건에 대해서도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 여당 측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결조건 없이 북한이 대화에 나설지에 대해 박 원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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