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오의 한국현재사(주진오 지음, 추수밭)=얼마전 K팝 그룹의 멤버들이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알아보지 못해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SNS상에서 이들의 무지를 지적하는 댓글이 난무했을 때, 주진오 교수는 엉뚱한 데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며, ‘역사 무지’로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은 고위공직자라고 지적, 눈길을 끌었다. 날카롭게 역사현실을 지적해온 역사학자 주 교수의 생각과 실천을 담은 책은 지난 30년간 저자가 현실과 마주하고 호흡하며 기록해온 SNS 포스트 및 칼럼으로 구성됐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통과해온 여러 인물들의 성과와 한계를 다각도로 짚어낸 역사 에세이다. 저자는 안중근과 이봉창의 삶을 소개하며, 그들이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서 어떤 공과 과가 있었는지 살피고, 독립운동가 서재필과 친일파 윤치호의 삶을 비교하며 그간 알려진 바 없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놓는다. 이승만과 박용만 사이에 일어났던 독립운동 노선 갈등과 그로 인한 분열의 책임, 일방적인 찬양 위주로 운영되는 박정희기념관과 전혀 반성이 없은 전두환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권력자들에 대한 역사의 심판이 현재 진행형임을 강조한다. 노무현과 문재인에 대한 대담한 평가도 시선을 모은다.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방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모색이다. 책에는 건국절 논란, 한일관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이르기까지 첨예했던 이슈에 대한 입장도 담았다. 저자는그간 알려진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팩트 체크를 통해 자생적 근대화를 추구했던 고종과 대한제국 정부에 대한 재평가도 시도한다. 정권 입맛에 따라 바뀐 역사교과서 문제도 신랄하게 짚었다. 드라마와 영화 등 역사콘텐츠들이 지적받는 사실왜곡 논란에 대한 대응은 흥미롭다. “역사는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저자의 신념이 책 전반에 깔려있다
▶일 잘하는 공무원은 문장부터 다르다(박창식 지음,한겨레출판)=대선 후보들이 대중이 공감하지 못하는 말과 글로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개인이 쓰는 언어의 양과 질은 그가 살아온 세계와 문화를 담고 있게 마련이다. 잘 말하고 바르게 쓰기는 쉽지않다. 특히 다른 조직보다 공감과 소통능력이 중요한 공무원들에게 바르게 전달해야 할 도구인 말과 글은 갈고 닦아야 할 필수 덕목이다. 이젠 권위주의시대 화법으론 통하지 않는다.언론인 출신으로 국방홍보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오랜 내공을 바탕으로 공감의 말과 글을 구사하는 비법을 책에 풀어놓았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조언과 실전법이 특징이다. 책은 우선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말을 구사하는 법을 알려준다. 축사나 응원의 글, 사과하기의 기술, 유머의 원리, 토론과 비판, 말실수 예방과 수습까지 있음직한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원칙을 제시한다. 상황이 저마다 다른 만큼 원칙을 알고 있으면 어떤 자리에서든 적용이 가능하다. 글쓰기에 대한 조언도 한 장을 할애했다. 공직자의 글은 명료성이 관건이다. “쉽고 간명하게 정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글쓰기 순서와 어휘, 문장, 피동형과 번역투 문제 해결, 퇴고 방법까지 꼼꼼이 일러준다. 요긴한 보도자료와 안내문 작성법도 담아냈다. 언론인 출신으로서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글쓰기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공무원, 공직자의 언어의 특징을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언어’라고 규정한다. 성차별 언어라든지, 그릇된 사물 존대, 외래어와 외국어·전문용어의 잘못된 사용 등을 일일이 지적, 대안까지 제시했다.
▶메디컬 빅 데이터 연구를 위한 R 통계의 정석(김종엽 지음, 사이언스북스)=일상이 전부 기록되는 시대다. 데이터가 넘쳐난다. 그런데 이런 빅데이터 활용은 미미하다. 빅데이터가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600만 방문자를 돌파한 의학 상식 블로그 ‘깜신의 작은 진료소’운영자로 잘 알려진, 빅 데이터 연구의 권위자 김종엽 건양대 의대 교수가 초보 연구자를 위한 통계 분석 안내서를 출간했다. 코로나 감염병 시대, 빅데이터를 의료현장에 적용, 제한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생명을 살리는 빅데이터의 가치에 주목한 책이다.저자는 대학내 정보의학교실을 개설하고 헬스케어 데이터 사이언스 센터를 개설, 병원에서 만들어지는 의료 데이터의 연구 활용성을 높이는데 앞장서 왔다. 책은 빅 데이터의 올바른 활용을 위해 선결되어야만 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R의 사용법을 소개한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만큼 작업 전 원자료를 정리하고 오류를 줄이는 과정부터 R에 데이터를 불러오는 방법, R을 활용해 그래프를 생성하고 상관 분석, 푸아송 분석, 생존 분석 등 각종 분석과 메디컬 빅 데이터 연구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담아냈다. R은 1993년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에서 개발된 통계 및 그래프 작업을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 책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통계 방법을 고르는 일 부터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통계 분석이 요구되는 실전 상황에서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목록을 구성한 점도 돋보인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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