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시즌 맞물려 인사·사업계획 수립에도 영향

“원자재, 물류비 상승, 업종 불문 내년 사업계획 주요 변수”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삼성전자 제공]
현대차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본사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소비자물가가 9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기업들도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에 초비상이 걸렸다.

소비자 물가를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가 이미 6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이미 기업들은 생산단가 상승 압박에 직면해 있다. 생산자물가지수의 역대급 기록 경신엔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기업의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앞두고 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10월 일찌감치 임원 인사를 마쳤고, 코오롱 그룹이나 두산그룹 등도 최근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한화 관계자는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인사를 단행한 건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 새 인사로 내년도 사업 전략을 조속히 수립하기 위해서”라며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폴리실리콘, 웨이퍼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다. 사업 전략 수립에도 원자재 가격 추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이나 SK그룹 등은 12월 초, 현대차그룹은 12월 중순께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LG그룹도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연말 인사를 거쳐 기업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최근 재계의 가장 큰 화두인 원자재 가격 폭등도 내년도 사업 계획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배터리업계는 주요 원자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이 모두 급등한 상태이고, 석유화학업계는 원유 급등에 따른 납사(naphtha, 원유 증류 제품 중 하나로 석유화학원료 생산에 쓰임) 가격 상승에 비상이 걸렸다. 전자업계도 부품 가격 상승에 직면했고, 자동차업계나 철강업계는 최근 강판 가격 상승 폭을 내년도 사업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이 확정된 건 없다”면서도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모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판매가에도 반영해야 하지만, 소비자 반발도 감안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입장에선 원가를 차량 가격에 반영해야 하지만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변화 등을 복합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률은 60.8%로, 과거 외환위기(2000년 1분기, 57.8%)나 금융위기(2010년 1분기, 39.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결국 기업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1~9월 간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분 중 절반은 가격에 반영하고 절반은 기업이 자체 부담한다고 가정할 때, 대기업과 중소기업 영업이익률이 각각 2.0%p, 1.5%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품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져 소비자물가는 1.6%p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원자재 가격 급등, 물류비 상승 등을 반영하고 있다”며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어떤 업종이든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을 대비해야 하는 데엔 예외가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