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요소수 공급난에 산업계 마비
배터리 희귀광물도 공급 리스크 상존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각종 소재·부품의 공급난(쇼티지)까지 국내 산업계를 덮치면서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작년 말 반도체에서 시작한 수급난은 올해 들어 철광석·요소수 등으로 번지며 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전기차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희귀광물을 둘러싼 국가 간, 기업 간 확보전이 치열해 언제든 공급난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물류대란으로 수출 선박을 구하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수출 기업들의 경영시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장 반도체 수급난은 스마트폰과 가전을 넘어 자동차 업계의 생산 중단을 촉발했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올해 판매 전망을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2023년 이후에나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에 이어 다음 ‘쇼티지 지뢰밭’으로는 배터리가 거론된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주요 광물의 경우 중국이 채굴, 가공까지 나서며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코발트는 대부분 콩고에서 채굴되지만 이곳 광산의 70%를 중국 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의 요소 수출규제가 국내 요소수 대란을 촉발하며 물류업계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배터리 원자재 역시 같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보기드문 물류대란으로 물건을 제때 수출하지 못하자 일부 기업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어들거나 적자 전환하는 등 실적 리스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난이 업종을 막론하고 속출하면서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초엔 코로나19가, 올해 초엔 원자재 가격 급등이 변수로 작용한 탓에 각 기업들은 기존 사업계획을 다시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한 치 앞을 내다보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한 해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반응이다.
4대 그룹 관계자는 “요즘에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이 예년에 비해 많이 늦어지고 있다”며 “당초 예상에서 벗어난 경영 환경이 매년 펼쳐지고 있다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도 “최근 들어 사업계획대로 된 적이 없다. 당장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와 환율이 널뛰고 있어 미리 예상하고 계획을 짠다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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