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군 가해자 제재 더 필요
지난 19일 발생한 서울 중구 오피스텔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가해자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숨지게 되면서 여성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로 올랐다. 지난 4년간 신변보호 요청은 나날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더 이상 스마트워치 등의 피해자 중심의 신변보호보단 고위험군 가해자에 대한 개입과 구속 조치가 보다 용이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18년,19년, 20년, 21년 1~6월) 연도별 신변보호제도 대상은 18년 9442명에서 지난해 1만4773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신변보호 대상은 총 1만4786명으로 집계돼 올해 연간으로는 2만명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성별에 따른 신변보호 대상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남성 신변보호 대상은 1736명인 반면 여성은 1만3037명으로 약 7.5배 차이를 보였다. 올해 6월 기준 신변보호 대상에서도 남성은 1272명인 반면 여성은 8876명으로 6.9배 차이였다.
신변보호 대상자가 늘어나면서 스마트워치 지급건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시도경찰청별 보호조치 세부수단별 제공건수 현황을 보면 지난 2018년과 2019년 스마트워치 지급건수는 각각 5243건, 7057건으로 1000건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변보호 등의 피해자 중심으로 진행되는 보호절차보다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사 과정에서부터 가해자에 대한 전문가 개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나아가 고위험군의 행위자라고 판단될 땐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조치를 넘어 구속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상담, 교육 등 가해자에 대한 전문가 개입 시점이 형사처벌을 받을 때 가능한데. 경찰 수사 단계에서도 피해자에게 해를 끼칠 여지가 다분해 보이는 가해자에 대해선 전문가가 긴급적으로 개입해 상담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유치장에 넣는 등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폭력처벌법에서 가정폭력행위자의 성행 교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검사가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를 할 수 있다. 스토킹 가해자의 상담조건부 기소유예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가해자가 생명에 위해를 줄 정도의 위험이 있어 피해자로부터 신변보호 요청이 들어왔다면, 가해자가 범한 행위의 심각성을 좀 더 심각하게 판단해 구속 검토를 할 수 있어야 했다”며 “분리조치를 넘어 구속을 통해 가해자로부터 피해자 접근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토킹처벌법에 명시된 반의사불벌죄 조항에 대해서도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보복 위험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봤다. 현재 스토킹처벌법에선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이에게 피해자가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이에 이은희 변호사는 “가해자로부터 보복 당할 위험으로 피해자가 고소를 할 수 있음에도 처벌을 안 하게 되는데, 이는 가해자의 지속적인 스토킹 행위를 근절하는 핵심에서 벗어나게 된다”며 “스토킹 범죄의 성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만든 조항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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