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 37% ↓
미래차 전환 흐름 막으면 회사 생존 못해
새 노조와 소통 통해 상생방안 찾을 것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전기차 전환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노동조합이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자리를 지키자고 전기차로 가지 않는다면 회사가 망하고, 회사가 망하면 일자리 일부가 아닌 전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윤여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 초청 경총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토로했다. 전날 새롭게 당선된 ‘강성’ 노선의 차기 노조 집행부를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셈이다.
윤 부회장은 내연기관 위주의 생산에서 전기차와 차세대 교통수단 등으로 생산의 중심이 옮겨가는 시기인 만큼 부품 감소에 따른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다고 봤다.
1979년 입사해 40년 넘게 현대차에 몸담고 있는 윤 부회장은 그룹 내 최고 노무관리전문가로 꼽힌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차의 단체교섭을 이끌어 현대차 노사관계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무관리를 총괄하는 윤 부회장이 ‘불도저’로 불리는 안현호 차기 노조 지부장의 공약 등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향후 노사관계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차기 노조 지부장은 “미래차 전환에 따른 고용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이번 선거 공약으로 ▷전기차 핵심 부품공장 내 유치 ▷해외 공장 노조 개입력 강화 ▷아산 전기차 생산 관련 고용대책 마련 ▷단계적 정년연장 쟁취 등을 내걸었다.
윤 부회장은 이에 대해 “전기차는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37% 줄어드는 만큼 일자리 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노조가 반대하는 해외 생산 역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에서 이기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해외 생산에 나서야 한다”며 “노조가 반대할 사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현대차는 지금까지 해외 공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모두 설립해왔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월 “2025년까지 미국에 74억달러(약 8조7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현지 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현지 생산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춰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투자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대화를 통해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노조는 함께 가는 조직인 만큼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꾸준히 소통하는 게 노사관계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 선임된 지부장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라며 “필요할 때마다 정기적으로 만나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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