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긴급체포 잘못해 직권남용 사례도 많아”
휴대폰 포렌식 중…천안서북서서 입건 전 조사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한 신변보호 대상자 가족 피살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최초 출동 당시 피의자가 긴급체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13일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가 임의동행에 임했고 휴대폰 임의제출도 순순히 했기 때문에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판단됐다”며 “주거지나 전화번호 등을 확보했기 때문에 체포영장을 받기 위한 긴급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체포를 하려면 긴급성·상당성·중대성이 있어야 한다. 긴급체포를 잘못해서 직권남용이 되는 사례가 많다”며 “현행범 체포를 하려고 해도 범행 중이거나 (범행 직후) 바로 체포해야 하는데, 한참 시간이 지난 상황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퍼즐을 맞춰보니 그때 (체포)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 당시에 판단, 파악했던 것으로만 보면 체포 요건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달 6일 ‘딸이 감금됐다’는 A씨 아버지의 신고를 받고, 피의자 이모(26·구속) 씨의 대구 거주지로 출동해 이씨와 A씨를 발견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았으나, 이씨의 신병을 바로 확보할 만한 요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봤다.
현재 경찰은 사건을 이씨 주거지가 있는 천안서북경찰서로 모두 넘겨 이씨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씨가 서울 송파구 A씨 자택 주소를 알게 된 경위나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했는지 여부 등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씨 휴대전화의 경우, 경찰이 처음 출동했던 대구 수성경찰서가 받아 디지털 포렌식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입건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객관적인 증거를 모아야 하고 주변 참고인 조사도 해야 한다”며 “밝혀진 모든 사실에 대해서는 한 점 의심 없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해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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