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자 대상 세 부담 완화 등 추가 대책 검토

이재명 “어느 한쪽에 부담 몰아주는 식은 안 돼”

與 내부 “대선 앞두고 수도권 민심잡기 위해 필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농수산물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농수산물시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 일시 유예와 종합부동산세 부담 완화,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 등 부동산정책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불만이 커진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에 대해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내부에서 ‘정부의 방향에 따랐던 임대사업자를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읽은 이 후보는 부동산정책에 이념보다는 실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복수의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최근 ‘이번 정부에서 죄인처럼 여겨졌던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의 마음을 돌리지 못하면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고 임대사업자 등에 대한 출구전략 등을 공약으로 마련하라는 의견을 냈다.

한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정부의 7·10대책으로 아파트 민간임대와 단기 민간임대가 폐지됐고, 등록임대사업 강제 말소가 이뤄지면서 임대사업자 중 상당수가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이 취소되는 등 피해를 봤고, 이들의 표심이 수도권 지역의 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있었다”며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무조건 악이라는 식의 부동산정책을 후보가 개선해야 수도권 지역민심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 후보도 공감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선대위 내에서는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폐지 유예를 비롯해 종부세 합산 과세 제도 조정, 세 부담 완화 등에 대한 대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책으로 전날 제시됐던 임차인-임대인-정부 간 임대료 분담 등의 조치에 대해서도 임대인에게 과도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는 방향으로 인센티브제를 조정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정부 초기 과도하게 늘어난 임대사업자 문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던 이 후보는 최근 선대위 내부 회의에서 “정부 정책에 따랐던 사람들을 죄인 취급해서는 안 되고 출구를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부동산정책에 이념보다는 실리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대위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장인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이 후보의 부동산정책 기조는 한쪽에 부담을 모두 떠안길 수는 없다는 것”이라며 “임대료 문제에 대해서도 임대인에 대한 징벌적 세금 부과 대신 어느 한쪽에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은 재산세,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 복지 수급 탈락 등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어려움에 처한 민생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먼저 공시가격 속도조절론을 꺼내 들었고, 당정은 바로 내년 보유세 책정 시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시가격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 선거 직전까지 공시가격발 민심 악화를 감내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내년 공동주택 공시지가 발표가 대선과 맞물리는데, 선거를 생각하더라도 이 후보의 선택이 맞는다”며 “현재 이 후보가 고전하고 있는 서울 지역민심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