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나라로 삼한의 빼어남을 모았고..”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유구 제도 즉 지금 오키나와로 불리는 곳에 일본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17세기 이후이고 그 이전까지는 삼한 즉 우리나라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던 고려의 자치정부 격이었다는 것이 사학계의 다수설이다. 고려의 지배력이 약화될 때 중국과의 교류가 확대됐는데, 이 역시 명나라가 안정기에 접어든 15세기 이후로 추정된다.

가장 확실한 고려의 자취는 12세기 시작됐고, 그 후 300년 가량 고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동아시아 사학계는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지금 현지 대표 박물관에는 유구 왕국 왕궁의 정전에 걸려있던 ‘유구만국진량(琉球萬國津梁·유구 만국의 가교)’ 동종이 전시돼 있다.

유구(琉球)의 만좌모(1만명을 앉을수 있는 잔디밭)
유구(琉球)의 만좌모(1만명을 앉을수 있는 잔디밭)

여기엔 “유구는 남해에 있는 나라로 삼한(한국)의 빼어남을 모아 놓았고, 명과 밀접한 보차(輔車·광대뼈와 턱)관계에 있으면서 일역(日域)과도 떨어질 수 없는 순치(脣齒· 입술과 치아) 관계이다. 유구는 이 한가운데 솟아난 봉래도(蓬萊島·낙원)이다. 선박을 항행하여 만국의 가교가 되고 외국의 산물과 보배는 온 나라에 가득하다”는 글귀가 적혀있다.

한국, 중국, 일본 모두의 것일 수도, 모두의 것이 아닐 수도 있는 유구를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강제 배속시킨 것은 마치 룩셈부르크를 프랑스,독일,벨기에 중 특정국이 독점 소유하는 것과 같다. 유구는 동아시아 해상의 룩셈부르크 같은 중개무역 국가이다. 최근 유구 제도 일각에서 독립 논의가 벌어져 주목된다.

우리에겐 반가운 유구(琉球)가 서울 성수동에 상륙했다. 오키나와 관광사무소는 2022년 1월 4일부터 1월 30일까지 한 달 간 ‘비오키나와(Be.Okinawa)’를 주제로 오키나와 여행전시회를 성수동 여행서점 트립북앤스페이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팬데믹으로 인해 장시간 정지된 여행활동을 여행서점과 전시회의 만남이라는 하이브리드형 공간구성을 통해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시회는 문화전시, 체험 및 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오키나와의 자연, 역사, 예술과 공예를 소재로 오키나와의 여행책, 그림, 사진, 문화소품 등을 소개하며, 오키나와 해변 모래를 활용한 별모래 만들기와 전통 수호신 시사 채색하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과 여행드로잉클래스, 북토크, 북클럽, 영화상영회 등의 이벤트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일요일 이벤트엔 다양한 작가가 나와 오키나와 여행의 즐거움을 공유한다. 동아시아의 다른 지역은 몰라도 유구가 자원방래, 성수동에 온다 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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