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개大 SW학과 졸업해야 가능
비자 문턱 너무 높아 개발자 ‘기근’
기술 인재 확보에 정부 너무 안일
수도권大 SW학과 정원 획기적 증원
개발자들 병역 특례 유지·확대 제시
올 ‘백신 예약시스템’ 방역 기여 큰 보람
“기, 승, 전, 인재입니다. 기술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인재 양성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합니다”
문용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원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 글로벌 기술 경쟁을 말 그대로 ‘전쟁’에 비유했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설계자이자 정책 ‘씽크 탱크’인 NIA의 원장으로서, ‘기술 인재 육성’을 국가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코로나19로 완전히 달라진 비대면 사회에서 ‘디지털 포용 정책’이 가장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견해도 밝혔다.
▶ “스티브 잡스도 국내선 취업 못하는 구조, 뜯어 고쳐야”= 지난 9일 서울 중구 NIA 서울사무소에서 문 원장을 만났다.
그는 무엇보다 기술 인재 확보가 국가 미래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원장은 “인재 확보는 말 그대로 전쟁이라고 생각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원장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전문 취업 비자 문턱을 낮춰 개발자 ‘기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외국의 뛰어난 개발자들이 한국에 와서 취직을 하려고 해도 외국인 전문직 취업 비자가 매우 까다롭다”며 “현재의 취업 비자 기준으로는 스티브잡스도 한국에 올 수 없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인정한 전 세계 200여개 대학의 소프트웨어(SW) 학과를 졸업해야만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며 “기준을 현실화해서 뛰어난 개발자들이 한국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병역 특례 개선도 제시했다. 문 원장은 “유능한 개발자들이 중소기업에 갈 수 있도록 병역 특례를 유지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 인재 확보와 관련해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 쓴소리도 쏟아냈다.
문 원장은 “AI는 세계 경제의 50년을 좌우하고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지만 지금 정부는 너무 안일하다. 마인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대학의 SW학과 정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민간이 나서 개발자 양성에 투자하면 정부가 매칭해 지원해주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면시대 ‘디지털 포용 정책’...‘플랜B’도 필요=문 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완전히 달라진 디지털 환경에서 ‘디지털 포용 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도 경제 활동도 비대면으로 하는 시대”라며 “비대면에 참여할 환경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다면 낙오하는 것으로, 접근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그는 100% 비대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고 봤다. 디지털에 접근할 수 없는 계층을 위해 ‘플랜B’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은 “모든게 디지털, 온라인으로 바뀌더라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반드시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아날로그로 이용할 수 있는 ‘플랜B’는 반드시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들어 KTX로 예매를 할 때 모든 표를 모바일로 예매하도록 둬선 안된다”며 “디지털, 온라인에 접근할 수 없는 계층을 위해 10~20%는 현장에서 살 수 있도록 열어놓는 것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원장은 올 한해 NIA의 성과로 ‘백신 예약시스템’ 등을 통해 방역 위기에 기여한 점을 꼽았다. 그는 “마스크 앱, 백신 예약 시스템 등이 불편 없이 작동될 수 있도록 NIA가 투입됐다”며 “백신 예약 시스템이 먹통이 됐을 때 민간 협력 태스트포스(TF)를 만들고 밤샘 작업으로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 국가적으로 아주 소중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딜 정책 설계자로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점도 의미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문 원장은 “데이터댐 사업을 통해 4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며 “디지털 뉴딜의 성과가 계속해서 나오면서 일자리도 만들고 혁신 성장도 가져온 점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했다. 박세정·박지영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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