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의견 표명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 폐쇄병동 입원환자도 오는 3월 9일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고 교통 지원 등 투표 편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달 초 정신의료기관 폐쇄병동에 입원한 정신장애인 A씨로부터 대선에서 선거권이 제한될 위기에 처했다는 진정을 접수했다. 해당 정신의료기관은 관할 선관위에서 거소투표 관련 절차를 안내받지 못해 거소투표 신고기간(2월 9~13일)을 놓친 상황이었다. 이 병원은 A씨가 주치의 허락 없이는 외출 불가능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모든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의 외출·외박이 금지된 점을 들어 사전투표나 당일 현장투표도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가 퇴원 절차를 밟으면서 진정을 취하했지만, 인권위는 유사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일부 정신의료기관을 상대로 기초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입원환자가 투표소에 가는 행위를 일반 외출로 간주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락을 받도록 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인권위는 현행법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제한 가능한 기본권 영역은 통신 및 면회의 자유라며 “선거권 제한은 법률유보의 원칙을 위반한 기본권 침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방역지침에 따라 입원환자의 외출이 제한되므로 현장투표가 불가능하다는 곳도 있었다. 인권위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법원 출석, 기초수급비 신청을 위한 행정기관 방문, 외진 등과 관련한 외출은 대부분 허용되는 점을 고려할 때,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상 중요한 권리 중 하나인 선거권이 그에 비해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며 “방역을 목적으로 한 현장투표 제한은 비교형량의 측면에서 지나치다”고 봤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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