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처 인근 아파트단지서

2월부터 길고양이집 파손한 혐의

경찰청 유리문에 새겨진 경찰청 로고. [헤럴드경제DB]
경찰청 유리문에 새겨진 경찰청 로고.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이 설치한 길고양이집을 파손한 A씨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길고양이집을 파손한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부터 약 한 달간 서울 모 지역 아파트단지에 주민이 설치한 길고양이집을 파손하고 고양이 사료 및 마실 물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길고양이집을 설치한 주민이 ‘파손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붙였으나 소용없었다.

그는 이전에 고양이나 캣맘에 대한 반감을 채팅방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자 측은 “재물손괴뿐 아니라 동물학대에 해당한다”며 “길고양이가 마실 물이나 밥을 버리는 등 학대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의 A씨는 “평소에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야생의 고양이에게 먹이를 줘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고 인근 주민에게 길고양이의 소음, 냄새 등으로 인한 피해를 주는 캣맘에 대해 일종의 반감을 표현하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한편 길고양이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길고양이집을 파손하거나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전북 순창군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고양이 목덜미를 잡고 벽에 여러 번 내리친 20대 남성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해 10월 서울 동대문구에서도 240차례에 걸쳐 지방자치단체 관할 길고양이급식소를 파손하고 사료를 훔친 30대 남성이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입건됐다.

동물권행동 카라도 지난달 28일 ‘동물학대 채팅방, 제2의 고어 전문방 사건’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발했다. 고발된 채팅방은 ‘길고양이 싫어하는 사람들 방’과 ‘길고양이 싫어하는 사람 모임 안티길냥이월드’ 등 2곳이다.

카라에 따르면, 고발된 두 곳의 채팅방에서는 지난해 문제가 된 ‘고어 전문방’과 같이 고양이를 무단 포획해 가혹행위를 벌인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학대행위를 하는 방법이나 구체적인 정보를 묻고 답하며 참가자들이 서로의 학대행위를 부추기는 대화도 스스럼없이 이어졌다.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는 대부분의 동물학대 관련 범죄 처벌 수위가 낮아 이런 범죄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전진경 카라 대표는 “동물에 대한 극악한 폭력행위를 넘어 발달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불특정다수에게 심각한 정서적 충격을 가하는 인간에 대한 범죄이기도 하다”며 “고어 전문방 참여자 처벌 요구 국민청원에 27만명이 참여한 것만 봐도 학대자들이 우리 사회에 가한 폭력의 크기와 심각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