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도 자진 귀국…제 선택, 제가 책임”

“러시아 무차별 학살…‘도와야 한다’ 생각”

“마음 아파…탈영이지만 일단 저지르고”

우크라이나 병사가 27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외곽 길가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잔해 곁을 걸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키이우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 일부를 35∼70㎞ 이상 몰아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우크라이나 병사가 27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키예프) 북서쪽 외곽 길가에 널브러진 러시아군 탱크 잔해 곁을 걸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키이우 주변 지역에서 러시아군 일부를 35∼70㎞ 이상 몰아냈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휴가 중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합류하겠다며 돌연 출국한 해병 모 부대 소속 병사 A 씨는 28일 “저는 그냥 포로로 잡힐 바에는 자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A 씨가)군인이라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하면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 한국에서 우려가 크다’라는 질문을 받고 “그런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저는 들어가도 자진 귀국을 할 것”이라며 “제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제가 책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휴가 중이었던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로 무단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관계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복무하고 있는 군인이 휴가 중 해외여행을 가려면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군무이탈’에 해당한다.

현재도 폴란드에 있다고 밝힌 A 씨는 “외교부 쪽에서 대사관한테 (검문을)막아달라고 요청한 것 같다”며 “저 또한 그 사실을 몰랐기에 (우크라이나 검문소에)갔다가 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그는 대사관 직원들의 설득을 놓곤 “제가 온 목적이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서였는데, 한국에서 법을 어기고 온 것은 사실이지만 목적이 따로 있지 않는가”라며 “귀국을 거부했다”고 했다.

출국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집을 포격했다거나 민간인을 무차별 학살하고 있다는 뉴스를 찾아봤다”며 “한국법을 어기더라도 일단 가서 도와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솔직히 조금 두려웠던 것은 있는데, 빨리 마음 먹은 김에 가야겠다고 생각해 일단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탈영 군인이라 해도 같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게 마음이 아프고 걸렸다”며 “그래서 탈영이라는 범죄를 저지르고 일단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폴란드 남동부 국경도시 메디카에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걸어서 국경을 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침공이 시작된 이후 국외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370만 명을 돌파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인접국 폴란드로 피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폴란드 남동부 국경도시 메디카에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걸어서 국경을 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러시아군 침공이 시작된 이후 국외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370만 명을 돌파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인접국 폴란드로 피신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이날 A 씨는 해병대 내 ‘부조리 문화’에 대해 “솔직히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부조리를)당하는 게 좀 억울하긴 했다”고도 했다.

A 씨는 “제 선임 중 한 분은 '‘얘는 그냥 기열 처리해라’, 기열은 약간 투명인간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진행자가 ‘부사관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기수열외, 왕따를 당했다는 것 아니냐. 왜 따돌림을 당하는가’라고 묻자 “저도 그게 아직 궁금하다. 제가 당하고 있었는지”라고 했다.

A 씨는 또 “이곳으로 해병대 수사관들이 찾아오기는 한다”며 “제가 (과거에 부조리로)신고했을 때 들은 체도 안 하던 사람들이 저 한 명을 잡으려고 바로 빨리 와서 놀랐다”고 했다.

그는 “이해가 안 갔다. 그 시간에 우리가 (부대 안에서 부조리)신고했던 것을 빨리 조치하면 뭔가 부대가 바뀌었을 것”이라며 “그런 것은 도와주지 않고 이렇게 무작정 오니 좀 이상하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