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 LNG 장기계약 논의 중
EU, 지난달 카타르페트롤리엄 대상 반독점 조사도 중단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중동의 소국 카타르가 러시아 가스 밸브가 잠길 것을 우려한 유럽 각국의 발 길로 붐비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가 카타르와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을 맺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부 장관은 지난 20일 카타르 등 다른 국가의 가스 수입을 위해 LNG 터미널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카타르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 LNG를 공급해 온 나라다. 2018년 유럽연합(EU) 집행위가 카타르의 장기 계약 판매 방식에 대한 반 독점조사를 시작하면서 유럽 수출이 줄고 아시아 비중이 커졌다.
이번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비(非) 러시아 가스가 필요한 유럽과 다시 유럽 수출을 확대하고 싶은 카타르의 이해타산이 맞았다.
마침 카타르는 2026년까지 287억달러(34조7700억원)를 들여 가스 생산 능력을 40%, 약 3300만t까지 높이는 계획을 펼치고 있다. 이는 작년 유럽의 러시아 수입량 1370만t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EU는 지난달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움에 대한 반 독점 조사를 중단하며, 유럽과 장기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길을 터줬다.
하버드대 아델 하마이지아 연구원은 “카타르는 백악관부터 탈리반, 이란, 유럽 가스 소비국가까지 다양한 영역의 국가들에게 신뢰받는 ‘선수’라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카타르는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의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프트, 국책은행 VTB방크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다만 장기계약 협상은 수 개월이 걸리고, 단기적으로 카타르의 유럽 수출 물량도 전체 생산량의 10~15%에 그친다. 게다가 유럽으로 선적을 돌리려면 기존 고객인 한국과 일본의 동의를 구해야한다. 이런 점에 미뤄 당장 카타르가 유럽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은 실제 카타르와 계약을 맺은 유럽 국가도 없다.
WSJ에 “카타르는 수년 간 유럽 국가와 장기 계약을 늘리고자 계획해 왔다”고 전한 카타르 한 관료는 “우리는 몇 년 안에 생산능력을 더 갖추게 되므로 지금 장기계약 협상은 유럽이 다시 에너지 빈곤을 겪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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