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용 세계잉여금 3조원대 그쳐

국채 발행땐 고금리·고물가 자극

인수위 “거시지표 고려 규모 결정”

지속되는 고물가 기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거듭 공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한 50조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4%를 돌파한 상황에 큰 규모의 추경 편성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추경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한 거시경제 영향, 손실보상 추경 규모와 관련된 부분을 경제1분과에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위에서는 현재 손실보상 규모를 먼저 추산하는 중이다. 손실보상액을 산정하면서 지출 구조조정이 가능한 사업이 있는지를 살펴볼 계획인데 결국 물가와 같은 여러 거시지표들을 고려해서 추경 규모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 앞에서 ‘물가로 인해 50조원 추경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들이 지금 고민하는 것들이 우선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손실 추계를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사각지대가 있으면 어떻게 해결해서 많은 분들이 불만 없이 형평성 맞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다”라고 답했다.

고물가 상황에 앞서 이미 윤 당선인 측의 50조원 추경 추진에 대해선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2021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23조3000억원으로 그 중 추경 편성에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3조3000억원 수준이다. 인수위의 계획대로라면 수십조원을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그러나 적자국채 발행으로 시중 금리가 올라 고물가 기조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인수위 측에게는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전날 인수위로부터 물가 동향을 보고받고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물가 안정’이 인수위의 제1과제로 급부상한 상황에서 50조원 추경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인수위 측도 추경 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한 여지는 열어뒀다. 사실상 경제부총리직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윤 당선인이 50조원 손실보상 등에 관해 이야기를 했고 그 와중에 지난번 1차 추경이 있었다”며 “50조원도 (그간의) 스토리를 잘 봐야 한다. 많은 함의가 있는 숫자”라고 말했다. 50조원에서 약 17조원 규모였던 1차 추경을 제외한 약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여러 차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에 부정적 기류를 보였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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