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권 박탈 우려 표명
“시장질서 문란행위, 권력층 이권 개입 등 수사 사라질 것”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없는 것 말이 안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검찰 수사권 박탈 논의 과정에서 김오수 검찰 총장 등 현 검찰 지휘부를 비판한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사표를 제출했다.
이 부장검사는 1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를 남기며 “다만 한가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검찰 수사권 박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부장검사는 “일국의 사법제도를 통째로 바꿔놓을 만한 정책시도에 대하여, 대통령제 국가의 수반인 대통령께서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이 취임할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상대방 입장에서 볼 때 진정성이 느껴질만한 제도개선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셨으면 합니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검사는 “두 분 모두 과거 존경받는 법조인의 길을 걸으시기도 하셨기 때문에 사법제도 개혁에 대해서 어느 누구보다 생각이 많으실 만한 분들입니다”며 “과연, 지금 밀어붙이는 검수완박이 맞는지, 과문한 후배법조인에게 알려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고 밝혔다.
검찰의 수사권 박탈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이 부장검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검수완박이 실현되면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위와 같은 대기업군, 금융권력 등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수사기관이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저조합니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의 수사권을 없애버리면, 당분간 금융, 증권시장 교란행위, 대기업의 시장질서 문란행위, 최고위 권력층의 이권개입 등에 대한 수사는 사라져버릴 수밖에 없다”며 “이는 어느 누구도 바라는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고 적었다.
이 부장검사는 2010년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2017년 삼성그룹 노조 와해 등 자신의 수사 이력을 열거하며 검찰 수사권 박탈 시 ‘수사 공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국정원 사건의 경우, 원래 경찰에서 수사가 시작돼 검찰이 여러 차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했음에도 실체진실 발견이 부족해 결국 검찰에 송치된 이후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밝혀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 노조 와해 시도 사건도 검찰 수사 전까지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 부장검사는 “장기적으로 보면, 수십년이 지나고 경찰이 보다 유능해지고 경찰 수뇌부가 정치적, 경제적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재벌, 권력자, 금융자본 등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면서 “그 사이 제2의 국정원 선거개입, 제2의 삼성그룹 불법승계는 음지에서 발생할 것이고, 수사기관은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고, 그러한 시장 교란 행위, 정치질서 교란행위에 대응하지 못한 채 만들어지는 사회는 그렇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볼 때 같은 것이 될 수 없습니다”고 지적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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