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
리설주, 軍행사 열병식 이례적 참석 눈길
김정은, 조부 김일성 입던 ‘원수복’ 착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석상에서 선제적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제타격’ 발언에 맞대응해 ‘선제적 핵사용’ 카드를 빼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북한이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 연설을 통해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 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인민군대 혁명무력발전의 새 단계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정치사상 강군화’와 ‘군사기술 강군화’를 핵심목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군사기술 강군화와 관련 “자위적이며 현대적인 무력건설의 길로 더 빨리, 더 줄기차게 나갈 것”이라면서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우리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돼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화국의 핵무력은 언제든지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과 특유의 억제력을 가동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핵무기 사용을 침략 및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용도와 침략 및 공격당했을 시 격퇴·보복타격용으로 한정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핵 사용으로 나아간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근본이익 침탈시’ 결행할 ‘둘째가는 사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보다 폭넓게 공격이나 침략을 받을 때만이 아니라 이익을 침탈하는 특정상황에서는 선제적으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핵무력의 기본사명인 전쟁 억제에 두 번째 사명으로 근본이익 침탈시 결행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언급해 온 선제타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며 “한국이 북한을 공격해 전쟁이 발발하면 처음부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북한이 핵무력을 사용해 한반도를 통일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갈등 격화 등을 염두에 둔 듯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 세계에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는 그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에 의해 담보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힘을 키워나가는 데서 만족과 그 끝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그 누구와 맞서든 우리 군사적 강세는 보다 확실한 것으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이날 열병식 주석단에 ‘공화국 원수복’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이 원수복을 입고 공개석상에 나온 것은 처음으로 조부 김일성 주석이 입던 옛날식 형태였다.
정 센터장은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의 선제타격 능력 확보 공약과 국방백서에 북한 주적 명기, 그리고 대북전단 살포 재개 긍정적 검토 방침 등을 거론한 뒤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해 앞으로 강대강으로 대응하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날 열병식 주석단에는 김 위원장과 함께 부인 리설주 여사도 등장했다.
리설주는 본격적인 열병식이 시작되기 전 소년단원들로부터 김 위원장과 꽃다발을 받기도 했다.
북한의 군사행사인 열병식에 리설주가 나온 것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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