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권선구청 공무원 “모친 계좌로 개인정보 판매대금 받아”

檢, 前공무원 징역 7년·흥신소 관계자 징역 3년 구형

前공무원 “업자와 텔레그램으로만 소통…친분 없어”

흥신소 업자 “공범 맞지만…시키는 대로만 했을 뿐”

나머지 흥신소 업자 1명은 29일 오전 추가 공판 진행 예정

2021년 12월 17일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헤럴드경제DB]
2021년 12월 17일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신변보호 여성의 개인정보를 흥신소를 통해 불법으로 이석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 전 경기 수원 권선구청 공무원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5일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 김병철)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권선구청 공무원 박모 씨에게 징역 7년과 압수물 몰수, 벌금 8000만원과 추징금 3954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흥신소 업자 김모 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들 일당이 넘긴 개인정보는 신변보호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의 범행에 활용됐다. 이석준은 지난해 12월 10일 신변보호 대상 여성의 자택에 침입, 해당 여성의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석준의 범행으로 피해자 어머니는 사망하고 동생은 크게 다쳤다. 이석준에 대한 재판은 현재 동부지법에서 진행 중이다.

이날 진행된 재판에서 박씨는 흥신소 업자과 주로 텔레그램으로 소통하며 개인정보 조회 대가를 어머니 계좌를 통해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개인정보 판매대금을 받기 위해 어머니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까지 흥신소 업자들에게 알려줬다. 박씨는 증인 신문 과정에서 “또 다른 흥신소 업자인 민모 씨와 동호회에서 알게 된 건 맞지만 흥신소 업자들과 공모하거나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흥신소)업자와 직접 통화한 사실은 없고 텔레그램을 통해 필요한 개인정보를 특정하면 정보를 넘겨 주는 방식으로 소통했다”고 답했다.

검찰의 구형을 들은 박씨는 “이런 사태를 만들어 대단히 죄송하다”며 “앞으로 살아가면서 참회와 반성,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 수감 생활을 통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흥신소 직원 2명 중 김씨에 대한 구형을 먼저 진행했다. 김씨는 초기 수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다 진술을 바꾼 상태다. 그는 진술을 바꾼 계기에 대해 “범행을 주도한 민씨가 처음 일할 때 ‘무슨 일 생기면 어떡하냐’는 말에 책임을 진다고 했는데, 조사과정에서 저에게 일을 덮어씌웠다”며 “그말에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정보를 요구자로부터 연락이 오면 이를 당시 공무원이던 박씨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범 민씨의 아이디가 ‘보스’였다”며 “시킨 대로 건당 대금을 받고 몇 달에 한 번씩 텔레그램으로 정산내역을 보고하면 분배되는 수익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민씨 부탁으로 범행 수익금을 인출하기도 했으나 총 금액이나 횟수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개인정보를 제공자에게 판매대금을 입금한 것은 맞지만 해당 금액이 박씨에게 지급하는 대가인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공범관계를 이탈하는 과정에 대한 두 흥신소 업자의 입장이 엇갈렸다. 김씨 측은 증인 신문에서 “원래 하던 일이 있었는데 추가로 흥신소 일을 하다 보니 연락이 바로바로 안 돼 그만두라는 등 다툼이 생겨 일을 그만뒀다”며 “당시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과 유심칩 등을 민씨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범인 민씨는 “수입이 줄어 김씨가 먼저 다른 일을 찾은 거고, 김씨가 그만둔 후 나는 흥신소 현장 미행을 주로 하고 개인정보 판매는 이후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어떤 형태로든 범죄에 가담한 것은 인정하지만, 핵심적인 역할이 아닌 하부직원으로 일했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는 법정 진술에서 “한 순간의 잘못으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행위에 대해서 깊은 후회와 반성을 한다”며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착실하고 성실하게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공범자인 흥신소 업자 민씨에 대해 구형하지 않았다. 민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29일 오전 11시30분에 추가로 열릴 예정이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