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7월 14일 사형제 헌법소원 공개변론
2010년 합헌 결정 후 12년 만에 심판대로
존속살해로 무기징역 확정된 윤모 씨 청구
법무부, “무기징역이 사형 대체할 수 없어”
실제 심리엔 재판관 성향 좌우되지 않기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12년 만에 위헌 심판대에 오른 사형제 폐지 여부가 주목된다.
헌법재판소는 7월 14일 사형을 형벌로 규정한 형법 제41조 제1호와, 존속살해죄에 대해 사형을 선고할 수 있게 한 형법 제250조 제2항 중 ‘사형’ 부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 공개 변론을 열 예정이다.
헌재가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헌법소원 대상이 된 사건은 2018년 “환청이 들렸다”며 부모를 살해한 윤모 씨 사건이다.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씨에게 검찰은 1심에서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이후 윤씨는 사형과 관련된 형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그러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 폐지소위원회를 통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윤씨는 2019년 이미 무기징역이 확정됐기 때문에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헌재는 예외적으로 헌법 질서의 수호와 유지를 위해 심판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본안 판단을 할 수도 있다.
법무부는 헌재에 사형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사형이 범죄의 해악성에 비례해 부과되는 한,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는 “형벌의 일반적 범죄 예방 기능에 근거한 사형제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며 “사형폐지에도 범죄가 오히려 감소했다는 등의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사형제가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이 사형을 대체할 순 없다고도 주장한다. 이밖에 ▷해외 사례에 비춰, 사형제 폐지 여부는 국민과 입법자에 의해 결정돼야 하는 점 ▷엄격한 요건 아래 사형선고가 이뤄지고 있는 점 ▷흉악범죄자에 대해 사형 선고 집행이 이뤄지는 것이라면, 이에 따른 공익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점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반면 윤씨 측은 사형제가 생명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고, 효과적인 범죄 억제력도 없다며 위헌을 주장한다. 집행 이후 오판임이 밝혀져도 시정할 방법이 없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범죄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으로써 사회를 보호하는 기능은 종신형 또는 감형 없는 무기징역에 의해서도 얼마든지 달성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비상계엄하에 단심제로 진행되는 군사재판에서 사형 선고 시, 예외적으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게 한 헌법 제110조 제4항은 사형제의 헌법적 근거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1996년 있었던 사형제 헌법소원에서 헌재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 2010년에는 5대 4로 아슬아슬하게 합헌 결정이 났다. 지금의 헌재가 2010년보다 전향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구성이라는 평가도 있다. 유남석 헌재소장은 인사청문회 당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전제로 할 때 사형제는 폐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재판관 등도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밝히거나 ‘적극 검토’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심리에선 재판관 성향이 결론과 별개인 경우도 있다. 2010년 민변 회장 출신의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은 예상과 달리 사형제 합헌 의견을 냈다. 하지만 송 전 재판관은 지난해 8월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이후 여려 가지 상황이 진전되고, 관찰도 한 결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취하고 있는 입장(사형제 폐지)에 이제는 동의해줘도 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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