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법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日, 수출규제로 경제보복
日 ‘전략물자 北반입’ 주장도…‘신뢰문제’ 지소미아 맞대응
현재 ‘종료 통보의 효력 유예’ 상황…다시 꺼낸 박진 장관
수출규제 조치 철회·강제징용 문제 전향적 입장 과제 산적
NATO 계기 한일정상회담 불투명…尹 “확정된 건 없다”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를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일 양국 간 원활한 안보협력을 위해 꺼내든 카드다. 다만 지소미아 연장 논의의 원인이 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간 ‘신뢰’ 문제에 대한 과제가 산적하다.
박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회담 후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한일관계 개선과 함께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 미국과의 정책 공조와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소미아는 현재 ‘종료 통보의 효력 정지’ 상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2019년 11월22일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지소미아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하에 지난 8월 23일 종료 통보 효력을 정지시키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언급한 ‘정상화’가 우리측이 언제든지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데 방점이 있는지, ‘종료 통보 이전’의 상태로 되돌린다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외교부는 “원칙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던 원인을 고려할 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본은 2018년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에 반발, 2019년 7월 반도체 핵심 부품에 대한 수출우대 조치인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부당한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한국에 수출된 전략물자가 북으로 반입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기본적인 신뢰관계가 훼손됐다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민감한 군사정보를 교환하는 지소미아를 유지할 명분이 상실됐다”며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냈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원인이 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철회와, 전략물자 밀반입에 대한 일본의 명확한 설명, 그 이전에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전향적 입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일본 정부는 여전히 완강하다. 특히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후미오 정부는 “한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도 “한일 간 양자 현안 진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방미 직후 방일 일정을 논의하던 박 장관의 계획은 무산됐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달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지 관심이 쏠린 한일정상회담은 한국이 강제징용 배상판결 관련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외교 문제가 아직 정해지기 전에 확인하는 건 어렵고 확정된 건 없다”고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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