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 5일 뒤, 상관명예훼손·모욕 혐의로 기소
軍, 승진 인사 취소…기소 하루안에 의견 제출 요구
법원 “중징계 수준 강등과 유사…절차 엄격해야”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군인이 기소됐더라도, 승진 인사 이후라면 인사명령 취소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2부(부장 신명희)는 A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낸 진급자 예정자 명단 삭제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9월 20일 공군 중령 진급 인사발령을 받고, 5일 뒤 상관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군사법원에 기소됐다. 군은 기소 당일, A씨를 장교 진급예정자 명단에서 삭제하겠다고 상부에 보고했다. A씨에게는 이날 하루 만에 의견을 제출하라고 통지했다. 국방부가 인사 무효를 결정하자, A씨는 불복하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관련 법에 위배되는 판단이라며 인사 무효 결정은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진급 발령 전에 군사법원에 기소되지 않았으므로 처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진급예정 삭제는 명단 공표 전후로 특정한 사정이 발생하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을 때 가능하다. 특정 사정은 A씨가 입을 불이익에도 불구 공익상 필요가 정당화 가능한 수준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A씨가 진급하는 날인 10월 1일 이전에 중령 진급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처분사전통지가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당초 선행 처분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쳤더라면 이 사건 인사명령의 효력 이전에 A씨에 대한 진급예정자 명단 삭제 처분이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진급예정자 명단 공표 후 선발 취소는 중징계 수준인 강등과 유사한 점을 감안하면, 징계위원회 심의와 불복절차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5월 31일 전역을 앞둔 만큼 A씨가,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구제가 쉽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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