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 ‘AP4 정상회담’ 검토
‘아시아판 나토’ 회담…대중국 견제 성격 명시
美 인태 핵심 파트너국…소규모 다자협의체로
요원한 한일관계…日선거 앞두고 ‘다자’로 우회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통령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4개국‘(A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회담 참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제안한 AP4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첫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마주해야 하는 민감한 현안보다 이에 앞서 대중국 견제에 뜻을 모으는 데서 시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이 그동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파트너간 양자 동맹 기조에서 소규모 다자협의 체제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에도 부합한다.
대통령실은 20일 “일본 측에서 (나토 정상회의 계기 4개국 정상회담) 제안이 접수돼 현재 국가안보실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인 나토 정상회의는 오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30개 나토 회원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비(非)나토 회원국이자 파트너인 4개국이 초청됐는데, 일본이 AP4 국가 간 별도의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이다.
AP4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아시아판 나토’ 성격의 다자회담이 출발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4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해 중국을 염두에 두고 동·남중국해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힐 전망”이라며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지원 방안도 회담 의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4 정상회담의 목적에 대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추진하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해 이번 회담의 성격을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를 밝혔다.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유럽 안보 회의체인 나토는 최근 중국의 위협을 주시, 이번 회의에서 2010년 이후 12년 에 ‘새 전략개념’을 채택해 러시아와 중국에 대응하는 ‘글로벌 나토’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행보에 밀착하는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서 나아가 AP4 정상회담에 참석할 경우, 미국과 나토의 대중국 견제에 힘을 싣게 된다.
여기에는 한미일 간 복잡한 셈법이 들어가있다. 일본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될지 관심이 쏠린 한일 양자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면서도 한국을 포함한 AP4 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제의해 주도권을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체제를 위해서는 한일 정상 간 만남이 필요하지만, 일본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자국 내 정치 상황에서 양자 회담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대중국 견제 성격으로 뭉친 다자회담을 통해 물꼬를 트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는 한미일 협력의 핵심인 한일 관계를 위한 미국의 복안이 들어간 것으로도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포함돼 움직일 경우 한일 간 민감한 사안에 영향을 덜 받게 되는 것”이라며 “미국이 인·태지역에서 소규모 다자협의로 묶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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