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1년 성동구 응봉,한강 정밀묘사

반출 경위 불분명, 미국 경매로 귀환

조선의 공직 워케이션 사가독서 눈길

청년관료 12인 참석, 계회도 중 최고

7월7일~9월25일 고궁博 대국민 공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1531년 서울 성동구 응봉일대 한강(동호)변의 모습이 자세하게 묘사된 국보-보물급 ‘독서당계회도’가 해외를 떠돌다 국내로 환수됐다.

독서당계회도 전체
독서당계회도 전체
독서당계회도 그림 부분만
독서당계회도 그림 부분만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2일 미국 경매를 통해 지난 3월 매입한 이 그림이 고국으로 돌아왔음을 알리고, 오는 7월7일 부터 9월25일 까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조선의 워케이션 사가독서(賜暇讀書:조선시대 젊고 유능한 문신들을 선발하여 휴가를 주고 공무 대신 학문에 전념하게 한 인재 양성책)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하여 제작된 그림이다. 독서당(讀書堂)은 중종 12년(1517) 한강 연안 두모포에 신축되어 사가독서에 사용되었으며, 임진왜란 중에 소실될 때까지 학문 연구 등의 기능을 담당했다.

참석자들은 1516년부터 1530년 사이에 사가독서한 4~5품 20~30대의 젊은 관료들이다. 그 중 청백리이자 국내 최초 사립대학 백운동서원을 설립한 주세붕, 성리학의 대가이자 규암집 저술가 송인수, 약 50년 간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시문에 뛰어났던 면앙정 송순 등이 주목할 만하다.

독서당계회도 좌측 중간 부분
독서당계회도 좌측 중간 부분
독서당계회도 윗부분
독서당계회도 윗부분

이번 그림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기존 2점은 국가 보물 지정)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이고, 실제 참석자들의 이름과 계회 당시 관직명 등을 통해 제작연도를 파악(기년작)할 수 있으며, 조선 초기 산수화의 면모를 보여주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비단에 수묵채색한 이 그림은 족자와 그림 모임에 참여한 인사의 명단을 포함해 187.2×72.4cm이고 그림만 91.3×62.2cm이다. 제목 아래 우뚝 솟은 응봉(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지금의 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되어 있으며, 중앙부에는 강변의 풍경과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을 확인할 수 있고,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당시의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돼 그림 제작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독서당계회도 한강 부분
독서당계회도 한강 부분

이번 독서당계회도는 이미 국내 학계에서는 알려져 있던 유물로, 국외 반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소장자이던 간다 기이치로(동양학자,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 역임)의 사망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가지고 있다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외소재문화재의 매입사업은 복권기금으로 추진되고 있다.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