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 넘는 시간 끝에 코로나19 사태 터널의 종착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무자비하게 살포했던 돈은 이제 3중고라는 비싼 대가를 청구하고 있다.
경제 하락을 막기 위해 사실상 무한대로 살포한 돈은 바로 다음 분기부터 때아닌 기업실적 호황과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자산시장 버블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대미문의 경제공포는 불과 반 년 후 많은 사람과 기업의 돈을, 임금을, 집값을 두배, 세배 뻥튀기했다. 하지만 2년 후 그 대가는 석유·원자재 가격폭등과 물가상승, 환율 불안, 그리고 경기침체라는 동시다발적인 부작용으로 돌아오고 있다. 지금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미래의 열매를 미리 따먹은 당연한 대가다.
문제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적극 나서야 할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의 여력이 이제는 없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의 부채는 2년간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크게 늘었다. 오히려 증세와 요금인상, 금리인상으로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해야 할 처지다. 최근 주가·부동산 가격하락 전환은 이 같은 우려를 담은 시장 반응이다. 2년 전 경기침체를 정부 주도 돈 살포로 넘어간 대가를 이젠 이자까지 더해 치러야 한다는 체념인 셈이다. 실제 정부도 금리인상, 전기 등 공공요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맞을 매였다면 하루라도 먼저 맞는 것이 그나마 나은 처방일 수 있다. 미뤄둔 매는 이자를 더해 더 큰 고통으로 공포감만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경제불황기, 기업과 가계는 물론 정부조차 대응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해야 할 것은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난 2~3년간 위기 대응을 이유로 뒤틀렸던 시장질서를 바로잡고, 기업과 가계의 부실 부분을 치유하는 고통스럽지만 필요한 일에 나서야 할 시간이라는 의미다.
실제 경제위기 중 구조조정이 훗날 더 큰 성장의 열매를 맺는 사례는 최근 우리 경험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IMF 사태는 기업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며, 10년 후 글로벌 선두 기업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21세기 초 미국발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금융버블을 걷어내며 이후 원자재·원유·물가 안정이라는 10년 호황기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최근 새 정부 경제관계자들은 규제 완화, 노동시장개혁, 물가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불과 2년 전 재정적자와 현금 살포가 관료들의 발언 대부분을 채웠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돈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에서 이후 성장 원동력 극대화를 위한 준비를 해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1년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물가안정 후 정상적인 통화·경제정책으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 과정에서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정치권은 수시로 정책 전환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다음 전국 단위 선거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구조조정이라는 다이어트를 하며 더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단기간 지나친 고통은 정부가 나서 완화시켜야 하지만 모르핀에만 의존해 미래까지 지우는 우를 향후 경제정책에서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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