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하여야 하고(공정거래법 제100조),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경우 대법원에 상고한다. 통상 소송은 3심제로 운용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소송과 달리 공정위원회의 처분에 대하여는 지방법원을 생략하고 바로 서울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후 대법원 판결을 받도록 하여 2심제로 운용되고 있다.
공정거래 행정 사건은 전문성이 필요하고, 수시로 변하는 경제 사정을 반영하여야 하므로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점과 공정위의 사건 처리 절차를 준사법 절차로 보아 사실상 1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공정거래 사건을 담당하는 법원의 전문성도 강화되었고, 사건 관련자들도 신속한 처리보다는 절차 보장과 충실한 심리가 이루어지기를 원하고 있다. 또한 급박한 처리를 위해서는 법원의 보전 처분을 활성화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
그동안 공정거래 행정사건을 현행 2심제에서 3심제로 개선하는 법안이 여러 번 발의되었다. 서울고등법원을 전속 관할로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1심을 서울행정법원 또는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지난 2021년 회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또한 공정거래 행정사건의 3심제 전환에 동의하는 의견이 90.6%로, 압도적으로 다수였다.
현재의 2심제는 헌법상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여지가 있다. 2심제는 대법원이 법률심이므로 사실심리는 고등법원에서만 받을 수 있어, 사실심이 단심제로 운용되는 점에서 충실한 심리를 바라는 당사자들의 눈높이에 못 미친다. 법원에서 사실 인정을 1심이 하고 고등법원은 사후 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다툴 기회가 박탈될 우려도 크다.
또한 공정위원회의 의결이 사실상 1심 재판을 대신하는데 조사·처분권과 심의·의결권을 동일한 기관이 행사하여 수사, 기소, 1심 재판을 모두 공정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는 셈이어서 당사자들의 권리를 충실히 보호하기 어렵다. 재판은 공개가 원칙인데 공정위원회 의결은 방청허가제를 통해 반공개로 운영된다는 점, 공정위는 법원처럼 헌법상 독립된 판사가 재판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정치적 공정성·중립성 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초래한다.
1998년 서울행정법원이 개원하면서 대부분의 행정사건은 2심제에서 3심제로 변경됐다.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사법 심사를 강화하고 법원의 전문성을 키우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조세심판원, 국민권익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결정에 대한 불복도 3심제로 운용되고 있는데 공정위원회의 경우에만 예외로 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
우리나라의 2심제에 영향을 준 일본도 2013년 12월 ‘독점 금지법’을 개정해 공정거래 소송의 전속 관할을 도쿄고등재판소에서 도쿄지방재판소로 변경하고 공정위원회의 심판제도를 폐지했다. 공정위원회가 행정 처분을 내린 당사자인데 이에 불복하는 심판 절차까지 맡는 것은 검사와 판사의 역할을 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당하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도 공정거래 행정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사법 심사가 충실하게 이루어지도록 3심제로 개선할 때다.
이인석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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