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인터뷰

“‘지구중심적’ 사명이 주는 중압감…眞心 아니면 제일먼저 비판받을 것”

울산 클러스터 外 신규 리사이클 해외부지 논의 중

기존 재활용산업 환경위해 혐오의식 개선할 투자 필요성 고조

[대담=권남근 산업부장·정리 서경원 기자] “얼마 전에 친환경에 대한 계량화작업이 굉장히 많이 진행됐습니다. 제품별로 CO₂(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카운트하는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나경수 사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자사 모든 제품에 대한 친환경성 계량평가가 최종 단계에 도달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나 사장은 “제품을 수익성과 환경성이라는 두 축으로 매핑(mapping·지도화)하는 데 지금까지 환경은 좋고 나쁨을 측정하는 기준이 없고 개념만 있었을 뿐이었다”며 “이에 내부적으로 전 제품에 대해 CO₂ 감축 효과를 카운트했고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매핑작업 시행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제품을 대상으로 환경성 계량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에도 그린부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제품을 대상으로 환경성 계량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에도 그린부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환경을 숫자로” 전 제품 매핑작업…개념 머물렀던 친환경성 계량화

전통 석유화학회사였던 SK지오센트릭은 지난해 SK종합화학에서 ‘지구중심적(geocentric)’이라는 의미를 담아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 부문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수익성과 환경성을 양대 기준으로,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솔벤트나 톨루엔 등의 제품 생산을 줄이거나 친환경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또 두 가지 기준 중에서 한쪽만 양호한 경우 납품처 조정 등을 통해 미진한 부분을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가 대표적인 예로, 수요처를 전자제품 쪽에서 태양광 부문으로 바꾸면서 수익성에 환경성이 더해지게 됐다. 당연히 두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은 전략적으로 더 크게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다만 지금까지 환경성 정도를 계량화하는 게 어려운 과제였는데 SK지오센트릭이 CO₂ 발생량을 바탕으로 전 제품 대상으로 벌인 정량화작업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것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 중 SK지오센트릭의 3대 친환경 목표(3R, Reduce·Replace·Recycle) 게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 중 SK지오센트릭의 3대 친환경 목표(3R, Reduce·Replace·Recycle) 게시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위기 우려에도 “환경투자, 흔들림 없어”…2025년까지 5兆 투자 ‘이상무’

나 사장은 또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부문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발생될 수 있는 손실을 일정 부분 감수할 뿐만 아니라 그린 부문에 대한 투자의 고삐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해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국내외 폐플라스틱 처리 및 친환경 소재 부문에 약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리사이클 프로젝트 가동이 2024~2025년으로, 이를 위해 2022~2023년은 기존 비즈니스를 점차 줄여나가는 작업을 하기 때문에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투자는 대체로 20~30% 정도의 비용 증가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투자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제가 환경운동가 같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기본적으로 기업인이기 때문에 수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보통 탄소를 감축해 가격이 올라가면 이익에 저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탄소배출권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이는 고스란히 경제성으로 이어져 CO₂ 감축을 더욱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중 자동 재활용 수거기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중 자동 재활용 수거기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타사 ‘눈치’ 보여도 순환경제 구축 사활…리사이클 사업 글로벌 진출 해외부지 논의중

SK지오센트릭은 다른 업체와 마찬가지로 석유를 원천으로 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의 원료를 당장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이미 사용된 제품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를 구축해 추가 탄소 발생을 억제하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다른 화학업체가 보기에 다소 ‘유난(?)’ 떠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친환경 사업에 대한 나 사장의 의지는 확고했다.

SK지오센트릭은 2025년까지 울산 6만5000평 부지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세계 최초로 ▷열분해 ▷해중합 ▷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 등 3대 화학적 재활용기술이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2027년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2050년에는 현재 해마다 바다로 흘러가는 플라스틱 양의 100%를 재활용한다는 계획까지 밝혔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 중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헤럴드경제와 가진 인터뷰 중 의자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나 사장은 “도전적인 목표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숫자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외부 환경 자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2027년에 250만t 이상을 재활용하려면 늦어도 2025년 즈음에는 신규 부지를 닦아야 하고, 해외 건립을 목표로 현재 여러 관계자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경 문제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보이는 것은 쓰레기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CO₂인데 우리는 이 쓰레기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분명히 기업의 생존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화학기술을 가진 누군가는 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며 돈도 벌 수 있는 영역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위장 친환경)’ 논란에 대해서는 “지오센트릭이라는 이름이 주는 중압감이 있다”며 “회사명대로 지구를 중심에 놓고 사업을 한다는 데 말로만 한다면 정말 큰일 난다”고 했다. 이어 나 사장은 “좀 더 절박하게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해서 이름도 바꾼 것”이라며 “그런데 그린워싱을 하면 제일 먼저 비판을 받을 것이고, 그래서 더욱 진심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제품을 대상으로 환경성 계량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에도 그린부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해 전제품을 대상으로 환경성 계량화 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에도 그린부문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럽·동남아 진출 본격화…“조만간 발표할 것 있을 것”

유럽 및 동남아·중국 등 해외에서의 리사이클 비즈니스 계획도 밝혔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6월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 캐나다 플라스틱 재활용기업 루프인더스트리와 유럽 현지에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환경서비스업체인 베올리아와 아시아 시장 내 순환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나 사장은 “원래 동남아와 중국 시장을 우선 공략하려고 했지만 유럽이 갑자기 뜬 것”이라며 “수에즈·루프가 우리를 선택한 것은 첫째는 기술력이고, 둘째는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루프로부터 받은 기술독점권을 가지고 아시아 국가에 대한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동남아 쪽은 현재 페트(PET) 부문과 얘기가 오가고 있으며, 중국 내 사업도 조만간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사이클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외 기업의 인수·합병(M&A)계획에 대해서는 “이쪽 사업 분야가 매우 초창기라서 M&A에 적합한 업체가 보이지 않지만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친환경 전환)의 조속한 실행에 꼭 필요한 기술이나 핵심 사업이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임세준 기자]

재활용 사업체 99%가 中企…보조금 의존 사업장 다수

한편, 코로나19 이후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재활용률은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국내 재활용산업은 주로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영위되고 있어 기술개발, 시설투자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 및 고부가가치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재활용 사업의 경우 산업적, 환경적 측면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 등 참여를 통한 선진화,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폐플라스틱 폐기물량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소비 확대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우선 명목재활용률(선별업체·재활용업체로 반영된 물량)은 2019년 현재 86.5%로,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선별 과정 후 실제 재활용된 비율을 보여주는 실질재활용률은 30% 안팎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국내 재활용산업 사업체는 6535개소(2020년 기준)로, 이 중 99%가 중소기업이다. 아울러 중소기업 중 55%는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업체로, 이들은 추가적인 기술투자 없이 국가보조금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대다수 선별장은 잔재물·폐비닐 처리 부담으로 경영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재활용산업 선진화 필요성 대두…“대기업 투자 기회 줘야”

나 사장은 “우리나라에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800만t이 나온다고 하는데 재활용을 하고 싶어도 10만t을 구하기도 어렵다”며 “미국 뉴욕에 있는 쓰레기 선별장을 보면 (뉴욕의) 모든 쓰레기는 바지선을 타고 한곳으로 모인다”고 말했다.

이어 나 사장은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수거 선별단에서의 공공의 역할”이라며 “시장의 문턱을 좀 더 넓혀서 대기업도 함께 재활용업 발전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저희가 피드(공급)를 찾느라 전국의 작은 고물상을 찾아다니는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밝혔다.

재활용시장의 대기업 진출 시 기존 사업 형태의 한계성이 극복되고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추진 중인 열분해사업은 현재 폐플라스틱 소각 방식을 대체하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다. 소각 후 매립되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유로 재생산해 정유·석유화학 원료로 사용, 순환경제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선별작업에도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도입돼 재활용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재활용 수거량 대비 선별률은 51%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 소재 공급 확대로 제품 단가가 인하되는 소비자 후생까지 커지고, 대규모 투자로 폐기물사업장의 부정적 인식도 개선되는 효과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령 종량제 봉투 파봉(열어봄) 및 열분해유시설은 광역선별기 등을 활용한 기계화 및 악취 차단 기능이 가능하며 이에 따른 효익은 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다.

나 사장은 “외국에서는 폐기물처리장이 혐오시설이 되지 않도록 지하화해서 자동 설비로 만들고, 그 위에는 공원도 조성하는데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 되는 투자를 영세업체가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저희로서도 중소기업과 상생할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 전체에 실익을 줄 수 있는 재활용사업 투자의 문호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과 상생할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국민 전체에 실익을 줄 수 있는 재활용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대기업에도) 재활용사업 투자의 문호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빌딩에서 가진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소기업과 상생할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며 “국민 전체에 실익을 줄 수 있는 재활용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대기업에도) 재활용사업 투자의 문호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세준 기자]

나경수 사장이 걸어온 길

▷1990년 고려대 경영학 학사

▷1990년 유공 인사부

▷1992년 유공 마케팅 부문

▷2000년 SK에너지 고객사업부문

▷2005년 SK에너지 CMO

▷2009년 SK에너지 전략기획팀장

▷2011년 SK㈜ 사업지원실 에너지·화학 CoE

▷2013년 SK이노베이션 성과관리실장

▷2016년 SK이노베이션 비즈이노베이션 본부장

▷2018년 SK종합화학(현 SK지오센트릭) 대표이사 사장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