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3년만에 대면 졸업식

‘비대면 졸업생’도 500명 참여

국제수학연맹(IMU)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 허 교수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서 학사, 수리과학부에서 석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연합]
국제수학연맹(IMU)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 허 교수는 서울대 물리·천문학부에서 학사, 수리과학부에서 석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제 대학 생활은 잘 포장해서 이야기해도 길 잃음의 연속이었다. 똑똑하면서 건강하고 성실하기까지 한 주위 수많은 친구를 보면서 나 같은 사람은 뭘 하며 살아야 하는지 고민했다.”

29일 서울대가 3년 만에 대면으로 연 졸업식에서 ‘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같이 고백했다. 그는 이날 축사에 나서 “도전하라”라는 조언이 좋아보이지만 자신의 생각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교수는 2007년 서울대 졸업생(물리·천문학부 학사)이다.

허 교수는 “지금 듣고 계신 분들도 정도의 차이와 방향의 다름이 있을지언정 지난 몇 년간 본질적으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으리라 생각한다”며 “이제 더 큰 도전, 불확실하고, 불투명하고, 끝은 있지만 잘 보이진 않는 매일의 반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각보다 힘들 수도, 생각만큼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로섬 상대평가의 몇 가지 퉁명스러운 기준을 따른다면, 일부만이 예외적으로 성공할 것”이라며 “나는 커서 어떻게 살까, 오래된 질문을 오늘부터 매일이 대답해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허 교수는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말라”며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학위를 받았던 지난 졸업생도 초청돼 500명 가량의 졸업생이 허 교수의 축사를 경청했다.

서울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이 개최됐다. 서울대는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 700명 총 2700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사유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열사에게도 명예졸업증서가 전달됐다. 78학번 경제학과 김태훈·사회학과 김학묵, 83학번 국문학과 박혜 열사의 유가족에게 명예졸업증서가 전달됐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