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당일 사의

“국립대 교수 신분으로 부적절”

영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 검토 중

전남대 박구용 교수. 연합뉴스.
전남대 박구용 교수.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의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퇴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호남과 영남 인사로 각각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예정인 가운데 첫 지도부 인사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전날 오전 민주당은 박 교수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당직 인사를 발표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호남 민심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광주·전남의 정치권보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인재를 구했다며 박 교수의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저녁 민주당은 박 교수의 사퇴 의사를 공개했다.

박 대변인은 "박 교수가 수락할 의사를 보였으나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 정당의 최고위원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학생들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는 주위 만류가 있어 사양의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 교수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옷은 저에게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무엇보다 저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더구나 현실정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박 교수의 의견을 존중해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간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호남 민심을 정확히 전달받고자 광주·전남의 정치권보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인재를 찾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원내가 아닌 원외의 참신한 이미지를 가진 인사를 영입해 혁신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구상이었다. 이에 복수의 호남 몫 지명직 최고위원 후보를 추천 받은 이 대표는 박 교수를 최종 낙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전북 순창 출신으로, 광주 광산구 등에서 '시민자유대학'을 만들어 인문학 운동을 해왔다. 5·18 재단 기획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시민사회계에서 활동한 비정치인 출신이다.

지난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광주에 내려가 진행한 '이재명 당대표'와 함께 하는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타운홀 미팅에서 사회를 맡기도 했다.

임명 당일 박 교수가 최고위원직을 고사하며 지도부가 완전체로 출범하는 데까지는 더욱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은 나머지 다른 한 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영남 지역 출신으로 채운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은 영남 출신의 노동계 인사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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