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증여세·소득세 등 897억여원 과세

1심 856억원→항소심 383억원 세금 인정

2018년 9월 5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2018년 9월 5일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세청의 897억원대 조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낸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추후 재판 결과에 따라, 조 전 회장의 납세 금액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15일 조 전 회장이 강남세무서 등 48개 세무당국을 상대로 낸 증여세 연대납세의무자 지정·통지처분 등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효성 전 임직원들의 증여세 무신고와 관련한 부정행위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명의신탁자인 조 전 회장의 행위만을 이유로 가산세를 적용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증여세 무신고와 관련해 명의신탁자에게 연대납세의무를 지우기 위해선, 당초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명의수탁자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단 설명이다.

조 전 회장은 1973년 조홍제 전 효성그룹 초대 회장으로부터 효성그룹 및 계열사의 차명주식 등을 물려받았다. 조 전 회장이 주식을 명의신탁한 차명주주의 수는 300여명, 차명주주의 명의로 개설한 금융계좌는 4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3년 세무조사 후, 이러한 내용을 세무서들에 통보했다. 이에 세무서들은 조 전 회장이 효성 임직원 명의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배당금을 받거나 양도하면서 세금을 누락했다며 증여세와 소득세 등 897억1936만여원을 부과했다. 조 전 회장은 계좌명의자들이 세금을 못 낼 경우 자신이 내도록 한 세무당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897억원 중 856억원가량만 정당한 과세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좌 명의자들의 모든 주식을 조 전 회장이 실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또한, 상속·증여세법상 최대 주주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조항이 명의신탁을 통한 증여에까지 적용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명의신탁계좌 주식을 팔고 새로 산 주식에 대한 과세는 반복 과세가 아닌 정당한 과세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세금 897억원 중 514억원을 뺀 약 383억원가량만 정당한 과세라고 봤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차명증권계좌 주식에 증여세를 부과한 후, 해당 주식을 팔고 새로 산 주식까지 세금을 매기는 건 반복 과세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명의를 신탁한 조 전 회장이 한 부정행위에 대해 내린 세금 가산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차명 주식에 대해 명의자가 종합·양도소득세를 냈더라도 조 전 회장이 이를 내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라고 판결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