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할 말을 있는 그대로 하고자 합니다”라며 박은정 검사가 페이스북에 등장했다.
박 검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을 맡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고, 검사장 1순위인 성남지청장으로 영전하는 등 이른바 ‘끗발 있던’ 검사였다. 그런데 지금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한동훈 검사장을 감찰한다며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윤 전 총장 감찰에 사용한 혐의로 수사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검사장을 눈앞에 둔 승승장구하던 검사가 휴대전화를 압수당하는 등 피의자로 추락한 상황이기에 그의 발언은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궁금했다. 지검 차장검사급인 성남지청장까지 역임한 박 검사가 하고 싶은 말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제라고 자신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해명하려는 걸까. 아니면 정치인처럼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걸까. 유감스럽게도 박 검사가 선택한 길은 후자였다.
박 검사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윤 전 총장의 징계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을 뒤집기 위한 보복 수사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친정집까지 압수수색한 것은 모욕이라면서 깊은 유감을 드러냈다.
친정까지 압수수색을 당했으니 상당히 속상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순 민간인이 아닌 검찰 고위 간부인 박 검사가 ‘모욕’ 운운하기 이전에, 즉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이전에, 그에게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솔직하게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모습을 먼저 보여줘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박 검사는 이젠 할 말을 있는 그대로 하고자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에게 먼저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박 검사는 자신이 소속한 조직 내에서 빈번히 하급자의 양심선언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020년 박 검사가 법무부 감찰담당관 재직 시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주도하던 중 하급자인 이모 검사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윤 총장의 징계 혐의와 관련, 죄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삭제됐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이모 검사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에서도 박 검사 면전에서 그가 삭제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검사는 “삭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한 셈인데, 평검사인 이모 검사가 거짓말을 할 동기가 있을까.
박 검사는 2021년 성남지청장에 재직할 때는 ‘성남FC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수사팀이 직접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하려고 했지만, 박 검사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당시 박하영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담당 검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부장검사 회의를 요청한 것도 거부했다. 결국 박하영 검사는 ‘이프로스’에 “더 근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 봤지만 이리저리 생각해보고 대응도 해봤지만 방법이 없다”는 심경을 토로하며 검찰을 떠났다. 박하영 검사가 사직한 이후에서야 수원지검에서 부장검사 회의가 열렸고,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났다. 성남지청 수사팀의 의견이 옳았다는 것이 뒤늦게 증명된 셈이다. 그러나 박 검사의 이해할 수 없는 처사로 인해 유능한 검사가 검찰을 떠났고, 대선정국에서 검찰의 중립성에 크게 흠집이 났다. 박은정 검사는 고위 공직자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쏟아진 의혹에 대해 먼저 해명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박 검사는 이모 검사에게 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는가? ‘성남FC 사건’ 수사팀의 요청을 묵살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 검사는 할 말을 하기 이전에 먼저 “해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pooh@heraldcorp.com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자산가의 저력은 하락장서 나타난다…위기 속 기회 찾는 ‘힘’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31/news-p.v1.20260831.a0fa168d036d4658b6cb03a0502c0de4_T1.jpg?type=h&h=240)
![“고3 딸 학원비 40만원만” 끝내 외면한 전처…자식 마저 버린 ‘나쁜 부모’와 싸우는 그들 [세상&플러스]](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8/29/news-p.v1.20260829.87d95bef732846b383020b75a70f53a5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