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미국 정부가 규제를 신설할 경우 기존 규제 2개 이상을 폐지해 비용을 상쇄하는 ‘규제비용관리제’를 폐지한 이후, 바이든 정부 1년간 발생한 비용이 트럼프 정부 4년치 합계보다 3배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시사점에 국내서는 총리 훈령 정도에 근거한 제도를 법률로 못박아 규제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전경련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직후 대통령 행정명령 13771호를 통해 규제를 신설할 경우 기존규제 2개 이상을 폐지하고, 신설된 규제로 인한 비용은 폐지되는 규제의 비용으로 상쇄토록 하는 이른바 2-for-1-rule을 도입했다. 매년 규제비용 감축 목표와 실적을 공표하는 등 강력한 관리 결과 4년간 감축된 규제비용은 총 1986억 달러로 사전에 공표한 목표의 2.5배를 달성했다. 신설규제 1개당 기존 규제 5.5개를 폐지해 규제 수 감축목표도 초과달성했다.
반면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 경제회복, 기후변화 등 대응을 위해 각 부처가 규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능력을 제한하는 해로운 정책을 없애기 위해 관련 행정명령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13992호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비용관리제 시행근거인 행정명령 13771호도 폐지되는 행정명령에 포함됐다.
규제비용관리제 폐지 후 1년간 규제비용과 규제 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총 규제비용은 2015억 달러로 트럼프 행정부 4년간 합계(648억 달러)의 3배에 달했다. 신설된 경제적 중요규제는 69개로 역대 행정부 1년차에 비해 1.4~3.1배가 많았고, 2년차 신설 계획도 역대 행정부의 1.5~2.2배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규제개혁백서에 따르면 6년간 1조3700억원의 순비용을 감축했으나, 부처별 감축목표나 인센티브가 없어 부처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고, 규제비용만 관리했기 때문에 규제건수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에 현 정부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규제비용관리제를 개편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강력한 법적 근거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 규제비용관리제는 총리 훈령에 근거해 지속가능성에 문제 발생 소지가 있으며, 감축 목표도 없고, 규제건수는 관리되지 않아 성과창출이 제한적이다”며, “규제비용관리제 개편시 제도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비용과 규제건수를 동시에 관리하는 한편, 부처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부처별 목표설정 및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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