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공원으로 시작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이야기

[이재훈 경북도 환경정책과장]
[이재훈 경북도 환경정책과장]

경북도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생각날까. 아마도 대부분 불국사, 신라, 하회마을, 문경새재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3곳 중 경북에 지정된 곳이 5곳이나 되며 그 밖에도 수많은 국보, 보물을 가지고 있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점은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자연공원(국립·도립·군립)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기후변화대응, 탄소중립, 각종 감염병(코로나19),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야생조류독감(AI) 등 쏟아지는 환경문제들 속에서 자연생태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자연생태에 대한 보전·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경북도는 기존 법정보호제도에서 벗어나 자연공원(국립·도립·군립), 생태경관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등과 달리 용도지구 설정 등 법적규제가 없어 지역주민 반대가 없는‘지질공원’을 주목해 왔으며 국내 다른 지자체 보다 선제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지질공원에 '공원'이라는 표현이 들어있어서 국립공원이나 또는 요즘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생태공원 같은 것을 떠올리게 되는데 지질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자연분야 3대 보호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자연을 보호하는 제도다.

그 동안 지질공원은 지역 자연유산을 보전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활용으로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최근 국내외에서 선호되는 자연보전정책 중 하나다.

기존 자연공원법, 문화재보호법 등 대부분의 보호제도는 대상물의 보전이나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 각종 법적규제를 비롯해 필요하다면 인간의 접근자체를 제한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질공원은 지역주민이나 탐방객에 대한 교육을 통해서 자연유산의 가치를 알게 하고 자발적인 보전의식을 갖게 하는 방법이며 법적인 규제가 전혀 없는 주민참여형 제도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핵심목표다.

'보전을 전제로 한 자연의 현명한 이용'이라는 핵심가치 아래 교육관광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적 활용을 통해 지역에 기여하기 때문에 지역주민과 지역사회로부터 좀 더 선호되는 일종의 새로운 환경보전제도라 할 수 있다.

또 지질공원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매우 크게 높일 수 있다. 지질공원 제도를 도입 후 환경부 기준을 충족해 인증 받게 되면 '국가지질공원'의 지위를 가질 수 있고 나아가 유네스코로부터 지정되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돼 유네스코 로고를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환경부나 유네스코의 지정은 지질유산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공인 받는 것은 물론 지역민에게는 자긍심과 탐방객에게는 꼭 한번 방문해 볼 목적이 생기는 것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나 도시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하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그동안 경북도는 역사문화 못지않게 전국 최고 수준으로 우수한 자연생태자원을 바탕으로 지질공원의 도입에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제주도와 함께 제1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울릉도·독도(2012년 12월), 청송(2014년 4월) 지질공원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경북 동해안(2017년 9월)의 총 3곳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돼 있다.

한편 의성과 문경은 환경부 국가지질공원 인증 추진 절차 중에 있으며 앞으로 경북도는 총 5곳의 국가지질공원을 가지게 될 전망이다. 참고로 현재까지 환경부로부터 인증 받은 국가지질공원은 모두 13곳이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전 세계 44개국 총 169곳이 있다. 국내에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권, 한탄강까지 4곳이 지정돼 있다.

경북도는 앞으로 '동해안'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해 동해안 청정이미지를 제고하고 세계적 지역 브랜드 가치 확보를 통해 지역관광활성화에 활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일례로 청송의 경우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 이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광객과 소비액이 각각 20%, 47%가 증가됐다.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대비 약 40%가 증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성공적인 동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을 위해서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먼저 환경부로부터 후보지로 승인받아야 된다. 유네스코 지정 신청을 위한 사전 준비가 충분한지에 대한 환경부의 자체 점검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최종 지정을 위한 세부기준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가이드라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제적 지질학적 중요성을 가진 명소 포함,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의 수립하기 위해 충분한 기반 구축유무(관리구조, 조직, 예산, 지질공원센터), 실질적이고 활발한 지역주민 참여여부, 지질명소 보호노력 및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경북도는 지난 6월말에 환경부로 동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추진 후보지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말까지 환경부 서류심사와 현장평가를 거쳐 후보지로 선정되면 내년에(2023년 6월) 경북도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로 세계지질공원 지정신청 의향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11월말까지 최종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후 2024년 1분기에 유네스코의 서류평가를 받은 뒤 2024년 5~8월에 5일간 유네스코 현장실사가 진행된다. 이때 작성된 현장평가보고서를 바탕으로 같은 해 9~12월 중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위원회의 심사로 지정 여부에 대한 예비결과를 알 수 있다.

최종 지정은 그 다음해인 2025년 4~5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봄 정기총회에서 집행이사회 의결로 결정된다.

최종 결과까지는 약 2년 6개월 정도가 남았다. 앞으로 남은 많은 단계마다 그 동안 그랬던 것처럼 도와 시군, 지역주민과 함께 잘 협력해 준비한다면 성공적인 동해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되리라 기대된다.

앞으로 성공적인 지질공원 제도의 활용을 통해 자연유산의 보전과 활용, 그 두 마리 토끼를 슬기롭게 잡아내 경북도가 가진 천혜의 경관과 자연생태자원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코로나 이후 새로운 경북 도약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kbj765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