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권리 행사 확대 등 검토 나서

‘도입 위한 입법 방안’ 연구 입찰

10월 연구주체 선정...검토 첫발

도입시 주총날 온라인의결권 행사

비용 절감·기업지배구조 개선 기대

법무부가 전자주주총회 제도화를 위한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전자주총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주총 당일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주들의 권리 행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법무부 상사법무과는 17일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위한 입법 방안 연구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오는 24일 10시부터 28일 10시까지 가격입찰서와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이달 중 연구용역 주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연구용역은 전자주총 관련 입법 수요와 해외사례 분석을 통해 기업환경에 적합한 도입 모델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입법 방안을 제안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전자주총을 제도화 하려면 상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법무부는 이번 연구를 상법 개정 기초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법무부가 전자주총 제도화 검토를 위해 본격적으로 첫발을 뗀 셈이다.

전자주총 도입은 지난 7월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법무부 새 정부 업무계획’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법무부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제 개선 추진 계획을 보고하면서 ‘전자 주주총회 도입’을 세부 과제 중 하나로 담았다.

전자주총 제도가 도입되면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각 기업의 주주들이 주총 당일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점이다. 상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도 전자투표가 규정돼 있긴 하지만 주총 전날까지 사전투표로만 가능하다. 주총에 참여하면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현장에 출석해야 한다. 올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월 16일 정기주총을 열고 온라인으로 생중계 했는데, 현행 규정에 따라 전자투표는 3월 6일 9시부터 주총 전날인 3월 15일 17시까지 가능했다.

이사·감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 경영사항을 의결하는 주총 당일에 온라인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지면 주주들의 권리행사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경영계에선 현장 중심 주총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갈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선 주총 개최를 위한 비용이 상당 부분 절감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주총 소집통지도 현행 상법상으론 ‘서면으로 통지하거나 각 주주의 동의를 받아 전자문서로 통지를 발송해야 한다’고 규정돼 원칙적으로 우편 발송된다. 하지만 전자주총이 본격화되면 주총 소집통지 방식도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온라인 방식으로 다양해질 전망이다.

나아가 기업지배구조 개선 효과를 낳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업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소수 주주들도 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연구용역을 통한 최종 보고서 제출 기한을 올 12월께로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부턴 구체적인 법제화 작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조만간 상법 교수, 법률가, 관련 전문가로 꾸려질 상법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추진 방향 등이 정해진 게 아니어서 연구 결과를 우선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전자주총 도입 추진이 본격화돼도 결국 상법 개정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3월 정기주총 시즌에 당장 시행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논의가 속도를 내면 구체적인 개정안은 내년 상반기 내에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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