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페어街 갤러리들 화려한 작가 라인업

[헤럴드경제(런던)=이한빛기자] 페어는 끝났지만, 전시는 끝나지 않았다. 프리즈 기간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컬렉터를 위해 런던 갤러리들은 연중 가장 공들인 전시를 개막한다. 갤러리들이 다수 포진한 메이페어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사우스뱅크 지역까지 인상적이었던 전시 5선을 소개한다.

타데우스 로팍, 아드리안 게니 개인전 'The Fear of NOW' [사진=헤럴드DB]
타데우스 로팍, 아드리안 게니 개인전 'The Fear of NOW' [사진=헤럴드DB]
타데우스 로팍, 아드리안 게니 개인전 'The Fear of NOW' [사진=헤럴드DB]
타데우스 로팍, 아드리안 게니 개인전 'The Fear of NOW' [사진=헤럴드DB]

▶타데우스 로팍 ‘아드리안 게니’=21세기 프란시스 베이컨으로 불리는 루마니아 출신 작가 아드리안 게니(45)의 개인전이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에서 열린다. ‘현재의 공포(The Fear of NOW)’라는 주제의 전시는 디지털시대 인간이 처한 현실과 신체적 영향을 탐구한다. 갤러리측은 지난 10년간 열린 게니 개인전 중 가장 규모가 크며, 작가의 관심이 바뀌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한다. 노트북,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작가 특유의 기괴하고 강렬한 묘사로 펼쳐진다. 1층에는 ‘무제’로 이름 지어진 마릴린 먼로 시리즈가 걸렸다. 앤디워홀의 먼로 시리즈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 작품들은 마릴린을 통해 대중에 공개된 인간의 페르소나를 3개 측면에서 탐구한다. 작가는 미술계에서 경험을 반추하며 진정한 예술가로의 자아, 스투디오에서 일할때 나오는 자아, 대중이나 미디어를 통해 덧씌워지는 신화적 자아로 나누고 이들 자아가 넘쳐나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디지털 시대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질문한다. 11월 22일까지.

스푸르스 마거스, 안네 임호프 개인전 '아바타Ⅱ' [사진=헤럴드DB]
스푸르스 마거스, 안네 임호프 개인전 '아바타Ⅱ' [사진=헤럴드DB]
스푸르스 마거스, 안네 임호프 개인전 '아바타Ⅱ' [사진=헤럴드DB]
스푸르스 마거스, 안네 임호프 개인전 '아바타Ⅱ' [사진=헤럴드DB]

▶스푸르스 마거스 '안네 임호프'=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작가이자 황금사자상 수상자인 안네 임호프(44)의 개인전이 스푸르스 마거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4개층을 아우르는 대규모 전시로 모두 신작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체육관에서나 쓸 법한 라커가 관객의 시선을 차단한다. 흡사 미로처럼 작동하는 라커룸의 이동동선을 따라가면 시선이 닿는 곳에 유화, 알루미늄 판넬에 스크래치로 그린 그림, 드로잉, 사운드작업을 만나게 된다. 하이라이트는 지하에 마련된 영상작업인데, 응당 관객이 앉아야할 소파 위에는 커다란 회색 시멘트 벽돌이 자리잡아 관객들은 바닥으로 밀려난다. 작가는 노출과 은닉, 존재와 부재로 예술의 경계를 의도적으로 흐리며 불길한 예감으로 가득찬 미래를 시적으로 노래한다. 12월 23일까지.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 '빅터 윌링' 개인전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 '빅터 윌링' 개인전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 '빅터 윌링' 개인전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갤러리 '빅터 윌링' 개인전 [사진=헤럴드DB]

▶티모시 테일러 '빅터 윌링'=티모시 테일러 갤러리는 영국 초현실주의 작가 빅터 윌링(1928~1988)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경화증 때문에 60세의 나이로 일찍 작고한 작가의 1970년대부터 80년대 작업을 소개한다. 영국 구상 회화의 중요 작가로 꼽힐정도로 구상에 몰두하던 작가는 1970년 초 심리학자 융의 영향을 받아 형이상학적이고 기하학적인 회화로 급격하게 변한다. 분절된 이미지는 고독한 잠재의식을 반영한다는 평이다. 영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작가지만 영국이 1970년대 말 부터 80년대 초반까지 IMF 구제금융을 받는 등 경제사정이 나빠지자 미술계도 심하게 위축됐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yBa를 위시한 개념미술의 시대가 도래, 회화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면서 빅터 윌링도 잊혀졌다. 갤러리측은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10년은 빨랐던 작가”라며 “심오한 심리학적 통찰이 동료였던 필립 구스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한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하우저 앤 워스, 에이미 셰럴드 개인전 'The world we make' [사진=헤럴드DB]
하우저 앤 워스, 에이미 셰럴드 개인전 'The world we make' [사진=헤럴드DB]
하우저 앤 워스, 에이미 셰럴드 개인전 'The world we make' [사진=헤럴드DB]
하우저 앤 워스, 에이미 셰럴드 개인전 'The world we make' [사진=헤럴드DB]

▶하우저 앤 워스 '에이미 셰럴드'= 동시대 초상화작가로 유명한 에이미 셰럴드(49)의 첫 유럽 개인전이 하우저 앤 워스 런던에서 열린다. 셰럴드는 미국 흑인들의 초상을 통해 지금까지 흑인이 미국사회에서 쌓아올린 역사와 현재 처한 상황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전시 메인작으로 꼽히는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나라를 위하여’(2022)는 독일 사진작가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의 ‘더 키스’(V-J Day in Times Square)를 레퍼런스로 한다. 전승기념일에 두 젊은이의 키스하는 장면을 찍은 이 사진을 셰럴드는 흑인 남성 커플로 대체했다. 갤러리측은 미군 내 비이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상기시키며 공공 영역에서 동등한 참여를 위한 퀴어 권리 거부를 다룬다고 설명한다. 또한 남-녀의 상징적 포즈를 통해 남성성에 대한 질문, 해군복을 입은 흑인병사를 통해 미군내 흑인 불평등에 대해 지적한다. 12월 23일까지.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버몬지,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2인전 'Amongst the Living'[사진=헤럴드DB]

▶화이트 큐브 ‘미카엘 아미타지·세이니 아와 카마라’= 영국 대표 갤러리인 화이트 큐브는 런던 남동쪽의 버몬지에 오픈한 대형 공간에서 나이로비 케냐 출신의 미카엘 아미타지(38)과 세네갈 출신의 세이니 아와 카마라(77)의 2인전이 열린다. 전시는 미카엘의 회화와 카마라의 조각이 어우러지며 슬프고도 아름다운 앙상블을 만든다. 회화는 바젤 쿤스트할레에서 선보였던 ‘당신, 아직 살아있는’의 후속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벌어지는 제노사이드 등 비극을 화려하고도 슬픈 색채로 담아낸다. 구멍나고 이어붙인 캔버스는 우간다의 무화과 나무로 만든 '루부고'라는 섬유다. 장례에 사용하는 소재다. 죽음을 상징하는 바탕 위에 수많은 이야기가 겹치면서 관객들은 작품 앞에서 쉬이 떠나질 못한다. 그런가 하면 카마라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세라믹 작업을 선보인다. 오랜기간 이어진 전승 신화를 새롭게 해석했다. 미카엘은 “한 때 잘 알았지만 목소리가 없는 영혼이라 누구인지 알아내는데 시간이 걸리는 상황을 연상시킨다”며 카마라의 작업을 설명한다. 10월 30일까지.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