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장비 ‘슈퍼乙’
화성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서
공급망 위기극복 협력 강화 전망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인 ASML의 최고경영자(CEO)가 11월 중순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부회장이 직접 ASML 본사인 네덜란드까지 가서 반도체 회동을 가졌던 만큼 국내서 공급망 위기 극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달 16일에 경기도 화성에서 ASML의 반도체 클러스터 기공식이 열리면서 피터 베닝크 CEO 등 회사 주요 경영진이 한국을 방문한다. 이에 따라 ASML의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만남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ASML은 경기 화성시 동탄 2신도시 도시 지원 시설 1만6000㎡ 부지에 재제조 센터, 첨단 노광 장비 트레이닝 센터 등을 건립한다. 특히 재제조 센터를 건립하면 기존에 ASML 장비를 구입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기존처럼 해외에 제품을 이송해 수리를 맡기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부품 등 조달을 통한 조기 보수가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단 분석이다.
ASML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시장에서 ‘갑’(고객사)보다 힘이 세다는 뜻에서 ‘슈퍼 을(乙)’로 불린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필수 장비로 꼽히는 EUV 노광장비의 전 세계 유일 생산업체이기 때문이다. 노광공정은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공정을 뜻한다.
이 부회장과 ASML의 지속적인 협력은 삼성의 첨단 반도체 칩 제조를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란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중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해 최신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기술이 담긴 극자외선(EUV) 장비를 직접 클린룸에서 살펴보기도 했다. 지난해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칩 거인’의 명성을 되찾아오겠다고 밝힌 인텔 뿐 아니라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TSMC 역시 ASML의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하겠다며 기술경쟁을 선언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3나노를 넘어 2나노, 1.4나노 기술 프리미엄을 선언한 삼성의 입장에서 ASML과 꾸준한 협업 필요성은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예상 날짜 중 하나로 삼성의 창립기념 53주년인 다음달 1일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11월 둘째 주 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된 뒤 ASML CEO와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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