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용병술 시선집중
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 빨라질 가능성
인재 제일·신상필벌 이어 ‘기술 인재론’ 강조
젊고 도전적 인사·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의지
올해 대외위기극복 위한 개편, 발탁 주목
‘이재용 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뉴 삼성’을 이끌 이 회장의 용병술과 조직 혁신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젊은 ‘기술 인재’들을 중심으로 도전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데 이 회장 인사 전략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 취임 후 첫 삼성전자 사장단·임원 인사는 이르면 11월 중순에 진행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에 정기 인사가 진행했으나, 이 회장의 승진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컨트롤타워 조직 등 신속한 인사와 조직 구성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이 회장이 구축할 ‘뉴 삼성’ 인사 방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병철 선대회장이 구축한 ‘인재제일’의 토대 위에, 고 이건희 회장의 성과주의 중시가 담긴 ‘신상필벌’에 이어,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재용 회장의 의지를 담은 ‘기술 인재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취임에 맞춰 공개된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 회장은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열린 ‘2022년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회식에서 이 회장은 “맨주먹이었던 대한민국이 이 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며 ‘기술 인재’라는 표현을 강조했다. 지난 6월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을 역설했다.
도전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의지도 읽힌다. 이 회장은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며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출장 중에도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영진과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육성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이 회장이 그리는 인사의 방향이 구체화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회장은 2012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 2014년 5월 10일,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에는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했으나, 곧바로 경영 일선에서 적극적인 인사를 펼치긴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12월에는 사장 승진을 최소화했다.
2015년 12월 진행된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는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세대 교체를 추구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2017년 2월 부회장 신분으로 구속되면서 2016년 연말 인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그룹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2017년 5월에서야 세트부문과 DS부문이 개별적으로 부분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2017년 11월에는 최대 실적을 낸 DS부문에 대한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사법리스크로 인한 경영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8년 12월에 진행된 2019년 정기 인사에서는 국정농단 사태 상고심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을 감안해 사장단 인사를 단 2명만 내는데 그쳤다.
이 회장의 색깔이 담긴 인사는 2020년 5월 6일 대국민 입장 발표 이후에야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당시 이 회장은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뉴 삼성’의 기치를 사실상 처음으로 내세웠다. 당시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가 닥쳤지만, 조직 안정성 확보를 위한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선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그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에 대한 보상을 하는 한편 리더들을 교체하고 세트조직간 경계를 허물며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출범시켰다. 또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대거 배출하는 파격 인사로 ‘뉴 삼성’구축에도 속도를 높였다. 전체 임원 승진 대상자는 전년도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과감한 발탁인사를 통해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를 다수 배출하며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말 진행될 인사에서는 기술 인재를 바탕으로 한 인사·조직 혁신이 기대된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수뇌부 인사는 기존 3인 대표 체제에서 한종희·경계현 대표이사 ‘투톱’체제 등 미래 세대로 바뀌었다. 올해는 글로벌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주되, 조직 개편과 과감한 인재 발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헌 기자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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